[오늘의 지구촌/더 타임스]다이애나추모 비난은 과민반응

  • 입력 1998년 4월 21일 19시 24분


우리는 지난주 다이애나 전왕세자비의 죽음에 과민반응하는 나라 전체를 비난하는 학자들의 글을 게재했다. 그들은 다이애나의 장례식이 치러진 기간을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고 표출해야 할 필요성과 비이성’이 최고로 고조된 시기였다고 비판했다.

기고자들은 현대사회가 감상주의화하는데 대해 몹시 화가 나 엄격성과 이성은 부족한 반면 비이성과 감상이 판을 친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또 다이애나는 어린애 같고 자기중심적이며 제멋대로이고 퇴폐적인 성품이었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문화역사학자는 문화와 감정이 국민을 감동시키는 방식을 원인진단에 못지않게 고려해야만 한다. 금세기초 그리스 조각이 미신과 값싼 감상으로 가득차 있다는 이유로 거부한 유명 비평가들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다이애나 장례식을 새로운 비계몽시대로의 전환점이라도 되는 것처럼 바라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장례식이 으레 그런 것처럼 잠시 동안 부드럽고 여성적이며 일상적인 힘을 보여주는 이벤트였을 뿐이다.

다이애나가 죽은 날 우리는 ‘현대의 거울’이란 헤드라인을 달았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그녀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고문은 그녀의 삶을 이상하게 묘사하면서 죽음에 대한 국민의 반응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 그들도 인정한 것처럼 대중의 반응이 격앙돼 조절되지 않을 동안은 위선적이거나 피상적이지 않았다.

장례기간에 다이애나는 사람들이 그녀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확대해 보고 아마도 기고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거꾸로 볼 수도 있는 거울이었다.

〈정리·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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