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총 회동 발언록]『올해만 잘 넘기면 희망』

  • 입력 1998년 4월 21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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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파산 직전 행인지 불행인지 내가 대통령을 맡아 현실을 과장 축소하거나 감추지 않고 사실대로 호소하면서 난국을 헤쳐왔다. 이제 조금 호전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들이 주식투자는 하면서 기업투자에는 소극적인 점이다. 외국투자 유치에 두가지 걱정이 있다. 정치불안과 강성노조의 재연 가능성이다. 기아사태가 나자 세계 유력지들이 김대중정권의 테스트케이스라며 ‘한국에서 또 시작인가’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공정한 입장에서 노동자만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잘못하면 나라가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이제부터 실업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금년만 잘하면 내년에는 희망이 있다. 그러나 정부 힘만으로는 안된다. 노사정 3자가 협력해야 한다.

▼박인상노총위원장〓노총은 노사정타협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나 합의가 과연 지켜지고 있는지 회의가 든다. 전임자임금지급 처벌조항은 고쳐야 한다. 노총에 접수된 부당노동행위 고발만 3천5백건에 이른다. 대통령이 아무리 강조해도 밖에서는 잘 안된다. 노조도 구조조정에 절대 반대하지 않는다. 공공부문 사업체를 외국에 팔 때 노동자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 실업대책 예산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평화은행 경영개선을 위해 적극 도와주기 바란다. 삼미특수강문제나 기아문제도 잘 처리돼야 한다. 문제점들을 정리하지 않고 노사정위 2기가 출범하려 하면 많은 공격이 있을 수 있다.

▼이기호노동부장관〓부당노동행위는 철저히 단속하겠다. 삼미특수강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사측이 소송을 제기중이어서 법률적 차원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

▼정덕구재정경제부차관〓평화은행 증자는 어려움이 많다. 여러 방향에서 경영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겠다. 이달말 금융감독위에서 대책을 발표할 것이다. 그러나 특수은행 전환은 곤란하다.

▼김대통령〓평화은행을 좋은 은행으로 키우도록 연구해 달라.

▼박헌수화학노련위원장〓노동자들의 정치참여를 위해 비례대표로 참여시키는 등 고려가 있어야 한다. 공무원구조조정도 공무원들과 사전협의해야 기업들이 따라할 것이다. 노사정 2기 구성이 어렵겠지만 협력할 용의가 있다.

▼김대통령〓정치활동관계법은 이번 국회에서 논의될 것이다. 지방의회 비례대표에 노동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방실정에 맞춰 노력할 것이다.

▼권원표전력노련위원장〓국민화합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공공부문만이라도 모범적으로 노사가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김대통령〓기업이 건전해져야 노동자들의 권익이 보장될 수 있다. 2기 노사정위를 만들어야 한다. 여러 문제점들은 노사정위에서 고쳐나가야 한다. 그래야 산업평화가 오고 경제를 살릴 수 있다. 기업구조조정에 대해 의심하지만 정부와 기업이 합의한 5개항을 법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영기관광노련위원장〓관광산업은 직종이 30여개나 돼 파견노동자가 많은데 파견법을 적용하지 말아달라. 규제를 과감히 풀어달라.

▼류재섭금속노련위원장〓금속업계도 어렵다. 부당노동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고 대통령이 노동현장을 직접 방문해 달라.

▼김대통령〓정부의 실업대책은 고용유지, 새로운 일자리 조성, 직업훈련, 사회안전망 구축 등 네가지다. 예산을 더 늘릴 수도 있다. 내년까지 잘 넘기면 희망이 있으나 잘못하면 다 끝날 수도 있다. 절대 한쪽편만 들지 않겠다. 상호 토의하고 협조하기 위해 노사정위 2기를 구성하자.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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