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보 해도 너무한다』…보험료 35%까지 올려

  • 입력 1998년 4월 21일 19시 24분


다수의 지역의료보험조합이 4월부터 보험료를 최대 35%나 인상해 가입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더구나 각 지역조합이 매년 4월이면 새 과세표준액에 따라 가입자들의 보험요율을 재조정하기 때문에 두가지 요인이 겹쳐 4월분 보험료가 종전 보험료의 2배가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올들어 전국 2백27개 지역의보조합 가운데 92개 조합의 의료보험료를 평균 13.7% 인상하도록 인가, 인상 조합 대부분이 4월부터 인상률을 적용했다.

인상률은 도시지역이 평균 15.1%, 군지역이 평균 9.5%이지만 서울 중랑구처럼 35%에 이르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4월 지역의료보험료 안내통지서가 가입자들에게 배달되기 시작한 지난 주말부터 각 지역의보조합 사무실에는 항의전화가 쇄도하고 하루에도 수십명씩 항의방문이 이어져 업무가 마비되고 있다.

주부 이모씨(42·서울 중랑구 신내동)는 “몇년째 재산은 변한 게 없고 지난해 말부터는 남편도 사업을 그만둬 가계수입이 없는데 1만8천7백원이던 보험료가 4만1천9백원으로 2배 이상 올라 의보사무실에 항의하러 갔다”며 “집값이 폭락해 재산가치가 평가절하됐는데도 보험료만 이렇게 올리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항의했다.또다른 주부 황모씨(44·서울 동대문구 답십리5동)도 “한달에 1백15만원 정도 임대수입이 있지만 의료보험료가 3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뛴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며 “가계수입은 줄고 물가는 오르는데 이렇게 많은 보험료를 내고 어떻게 사느냐”고 하소연했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경제사정 때문에 보험료 인상에 가입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지역의보 적자가 심각해 보험료를 안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가입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인상률을 완만하게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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