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연봉제」 확산추세…23개社 실시-도입예정

  • 입력 1998년 4월 21일 19시 24분


직장 동료들끼리 서로의 보수를 물어보면 실례가 되는 이른바 ‘묻지마 연봉’시대가 기업현장에 일반화하고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한파 이후 각 기업들이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앞다퉈 연봉제를 도입하거나 실시대상을 일반사원까지 확대하고 있어 우리나라에도 머지 않아 연봉제가 보편적인 임금 지급방식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30대 그룹 가운데 연봉제를 현재 실시하고 있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그룹은 23개 그룹. 이는 작년말의 11개에 비해 2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국내기업의 연봉제는 기업을 퇴사한 후 매년 재계약을 하는 본격적인 의미의 연봉제와는 달리 퇴직을 하지 않은 채 개인의 능력에 따라 연봉 총액에 차등을 둬 월급형태로 나눠주는 절충형인 점이 특징.

그룹별로 보면 삼성은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계열사가 이달부터 차장급 이상 사원(전자소그룹은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도입했다.

현대는 이미 연봉제를 시행중인 현대정보기술과 금강기획이 올해부터 각각 과장급 이상 전 직원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했으며 대우는 대우증권을 중심으로 연내 연봉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SK는 SK상사에 이어 SK㈜가 지난달부터 부 차장급을 대상으로 연봉제 시행에 들어갔으며 한진은 연내 대한항공 간부사원 임금을 연봉으로 바꿀 방침.

한화는 올해안에 전 계열사 부장급 이상인 연봉제 대상을 과장급 이상으로 확대키로 했으며 금호는 내년 4월부터 부 차장급 연봉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또 동국제강 아남 거평 새한 등은 올들어 연봉제를 도입했으며 고합은 올해안에 연봉제를 실시할 계획.

그러나 이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다. 우선 연봉을 결정하는 기준인 직무능력 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

모그룹 인사담당 관계자는 “국내기업의 연봉제는 퇴직 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원래 의미의 연봉제와는 달리 보너스나 각종 수당을 월급과 합쳐 적당한 선에서 가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과 시스템으로는 개인별 능력과 업무성과를 명확하게 구별해낼 수 없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연봉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한 만큼 대접받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은 연봉제의 바람직한 측면으로 지적된다.

〈금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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