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채택 「뒷거래」의혹…검찰,정관계 로비여부 수사

  • 입력 1998년 4월 21일 07시 38분


김영삼(金泳三)정부의 경제실책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명재·李明載 검사장)는 20일 정보통신부가 95년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을 디지털통신의 표준기술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가 오간 의혹에 대해 수사중이다.

검찰은 또 이번 주중에 종합금융사 인허가비리와 관련, 한솔종금 등 부산지역 3개 종금사에 대한 수사를 마치는 대로 당시 인허가 책임자였던 홍재형(洪在馨) 나웅배(羅雄培)전경제부총리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PCS사업권▼

검찰은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선정 의혹의 핵심이 CDMA 채택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특히 LG그룹이 95년 정통부가 CDMA를 표준기술로 채택하기 이전에 CDMA기술을 최초 개발한 미국 퀄컴사(社)와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96년 PCS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 사실을 중시, LG그룹이 CDMA가 채택되도록 정 관계에 로비를 했는지를 수사중이다.

검찰은 또 LG그룹이 퀄컴사의 자회사로 미국내 PCS업체인 넥스트웨이브사에 3천만달러를 투자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 자금의 출처와 성격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검찰은 김영삼전대통령의 사위인 재미교포 브루스 리(한국명 이병로)부자가 넥스트웨이브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투자에 개입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95년 당시 CDMA 채택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정보통신 전문가 P씨를 소환조사했으며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회계장부 등을 압수 또는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해 비자금 조성에 대해 수사중이다.

검찰은 또 한솔PCS 조동만(趙東晩)부회장 등 회사 관계자 2명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조인형(趙仁衡)상무 등 2명을 이틀째 조사했다.

▼종금사 인허가▼

검찰은 항도종금 대표 심영환(沈英煥)씨 등 종금사 대표 6명을 추가로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한솔 항도 신세계종금사의 인허가 당시 회계장부와 법인통장 등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아 이들 3개사가 당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외환위기▼

검찰은 이날 김광일(金光一)전청와대정치특보와 엄낙용(嚴洛鎔)전재정경제원차관보, 김우석(金宇錫)전재경원 국제금융증권심의관 등 3명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김전특보를 상대로 윤진식(尹鎭植)전청와대조세금융비서관을 김전대통령에게 독대하도록 한 과정과 이유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엄전차관보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16일 방한한 국제통화기금(IMF) 캉드쉬총재를 만났을 때 강경식(姜慶植)전부총리의 발언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아사태와 관련, “기아사태 수습을 늦춰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린 기아그룹 김선홍(金善弘)전회장을 조사할 것”이라며 소환조사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수형·조원표기자〉

▼넥스트웨이브社는 어떤 회사?▼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 의혹수사와 관련, 주목되고 있는 미국의 PCS 업체인 넥스트웨이브사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을 개발한 미국 퀄컴사의 자회사다.

한국은 95년 세계 최초로 퀄컴사의 CDMA방식을 디지털통신의 표준기술로 선택, 퀄컴사의 ‘구세주’가 됐다.

당시 전자통신연구소와 LG 현대 등은 CDMA방식을, 삼성 대우 등은 시간분할다중접속(TDMA)방식을 주장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퀄컴사는 이후 한국에 디지털 휴대전화 및 PCS단말기의 핵심반도체인 MSM칩을 100% 공급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

넥스트웨이브사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사위인 미국변호사 브루스 리(한국명 이병로) 부자를 한국내 투자유치책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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