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비투자 31% 격감 『사상최악』…産銀 조사

  • 입력 1998년 4월 20일 19시 52분


올해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작년보다 30% 이상 줄어들어 73년 첫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투자실적은 52조2천3백억원으로 96년에 비해 6.9% 감소, 94년 이후 3년간의 연평균 30% 증가세가 꺾였다.

설비투자의 급격한 감소로 생산기반이 약화되면 향후 우리 경제가 회복기에 들어서더라도 제때 대응하지 못해 성장이 더디어질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이 20일 전국 2천3백21개 기업을 대상으로 ‘98년도 산업설비 투자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설비투자 계획은 모두 36조2천3백82억원으로 작년 실적치보다 30.6%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의 설비투자규모가 올해 19조9백89억원에 그쳐 작년 실적치 대비 40.7% 감소, 제조업의 생산기반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됐다. 비제조업도 17조1천3백93억원으로 14.5% 감소할 것이란 전망.

제조업의 투자감소폭은 △석유화학이 60.8%로 가장 컸고 △전기전자 43.2% △철강 37.4% △자동차 34.3%의 순.

비제조업 분야에서는 전기업만이 3.7%의 투자 증가가 예상됐을 뿐 건설(-46.5%) 운수(-30.3%) 통신(-28.5%) 등에서 대대적인 투자감축이 이뤄질 전망. 산은은 △경기침체의 장기화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의욕 위축 △고금리로 인한 투자재원 확보 곤란 등을 투자위축의 요인으로 꼽았다.

산은 이재덕(李在德)설비투자조사실장은 “생산기반의 약화를 방지하고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유지 보수 및 연구개발투자가 절실한데 기업들은 이런 합리화 투자마저 줄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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