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총무경선]정견발표 순서 신경전…즉석 추첨

  • 입력 1998년 4월 20일 19시 33분


원내총무 경선이 실시된 20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의 열기는 뜨거웠다.

입후보한 강삼재(姜三載) 하순봉(河舜鳳) 제정구(諸廷坵) 김호일(金浩一)후보는 의총장 입구에 나란히 서서 입장하는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20여명의 사진기자들이 입장하는 의원들에게 플래시 세례를 터뜨리자 의원들은 “역시 야당은 경선을 해야 주목을 끈다”고 입을 모았다.

의원들은 15대국회 후반기 원구성과 대여(對與)투쟁을 주도할 원내사령탑을 뽑는 까닭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비당권파 단일후보와 범당권파간의 계파대결 양상에 민정 민주계 대결정서까지 겹치면서 각 후보진영은 투표 직전까지도 홍보전에 신경을 썼다.

후보들은 정견발표 순서에서도 신경전을 펼쳐 즉석 추첨으로 발표순서를 정했다. 경선은 후보들이 10분씩 정견을 발표한 뒤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됐다.

강후보는 ‘강력한 총무론’을 역설했다. 그는 “여권의 야당탄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강력한 대여 투쟁을 위해 야당경험이 있는 사람이 총무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총무경선이 계파 대결이나 특정인의 대리전 양상이 되면 당 분열의 씨앗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의원들의 의사를 국회운영에 최대한 반영하는 총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김윤환(金潤煥)부총재가 주도하는 비당권파의 단일후보인 하후보는 계파대결을 조장하고 있다는 다른 후보의 비난을 의식한 듯 “화합과 단합의 당으로 만들 것”이라면서 “집권경험의 경륜과 과반수의석을 가진 제1당의 합법적 권한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후보는 “현정권의 독선과 파행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따라서 총무가 계파간 담합에 의해 나눠먹기식으로 뽑혀서는 절대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후보는 “한나라당의 선수와 계파를 고려할 때 재선이긴 하지만 어느 계파에도 편중되지 않고 친화력을 갖춘 본인이 총무에 적격”이라고 주장하면서 한표를 호소했다.

〈김차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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