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헌감사원장「서리」체제 50일]『불편하고 속상하다』

  • 입력 1998년 4월 20일 19시 33분


“첫째, 불편하고 둘째, 피곤하고 셋째, 속이 상한다.”

한승헌(韓勝憲)감사원장서리는 20일 오랜만에 출입기자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취임 후 50일 가까이 되는 ‘공직경험’의 소회를 이렇게 피력했다. 그는 “‘변호사 한승헌’의 모습과 ‘감사원장 한승헌’의 모습이 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데…”라며 은연중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한원장서리는 65년 검사직을 사임한 이래 30여년을 인권변호사로, 시인이자 재담꾼으로 살아온 자유인. 그렇게 살아온 그가 감사원이라는 사정기관의 책임을 맡은 이후 경험하는 불편함과 피곤함은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것. 자신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지극히 조심스럽다는 얘기다.

이날 오찬에서도 그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최근 감사원의 외환(外換)특감결과를 놓고 일각에서 ‘정치성 감사’라고 지적하는 데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특히 임창열(林昌烈)전경제부총리의 ‘면죄부’ 논란에 대해 “누가 여당후보이기 때문에 어떤 방침을 바꿨다든가 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서리’ 꼬리에 대해서는 “너무 오래 달고 있어서 오히려 뗄 때가 되면 서운할지 모르겠다”고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대응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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