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읽으면 「주가」 보인다…가격差 이용땐 고수익

  • 입력 1998년 4월 19일 21시 16분


최근 주식 현물(現物)과 주가지수선물(先物)의 차익거래 방향에 따라 주가가 출렁거리고 있다.

‘어려운 선물에는 관심 없어. 현물에만 투자하면 돼’라고 생각하는 주식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기 알맞다. 물론 일반 투자자들이 차익거래에 직접 참여하기는 힘들지만 그 메커니즘을 알지 못하면 그날 그날 주가의 움직임을 이해하기 힘들 만큼 차익거래의 영향력이 커졌다. 차익거래는 종합주가지수에 반영되는 비율이 높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컴퓨터가 동시다발적인 매매주문을 내기 때문에 주가 흐름을 순식간에 바꿔놓을 때도 많다.

▼차익거래 발생 이유〓선물시장은 현물시장보다 민감해 가격차가 비정상적으로 벌어질 때가 많다. 이 가격차를 이용하면 위험부담 없이 돈을 벌 수 있다.

주식현물시장을 경상도 쌀시장, 주가지수선물시장을 전라도 쌀시장이라고 가정해보자. 두 지방의 쌀값이 서로 다르고 한 곳에서 쌀을 다른 곳에 파는 데는 3만원의 거래비용이 든다고 치자. 오늘 경상도(현물시장)에서 쌀 한가마가 20만원, 전라도(선물시장)에서는 15만원이라면 전라도에서 쌀을 사다 경상도에 팔면 2만원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선물이론가격(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높다고 말하며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선물을 사고 주식현물을 파는 이른바 ‘매도차익거래’를 하게 된다. 반대로 이론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낮을때는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매수차익거래’가 나타난다.

▼차익거래 발생 시기〓선물가격과 선물이론가격의 가격차가 거래비용을 빼고도 수익을 낼 만큼 크게 벌어질 때 발생한다.

다시 말해 선물가격과 이론가격의 괴리율이 통상적인 거래비용인 2∼3%를 넘어야 차익거래가 나타난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쌀값차가 거래비용인 3만원을 넘지 않을 땐 차익거래를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현물시장 영향〓일반적으로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매도차익거래는 주가하락 요인이고 매수차익거래는 주가상승 요인이다. 반면 현물과 선물가격의 괴리율이 해소되거나 선물만기가 되면 차익거래를 정리(청산)하기 때문에 반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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