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병원에서]「유명의사 밝힘증」세태

  • 입력 1998년 4월 17일 19시 44분


아침마다 무릎관절이 1시간 이상 아픈 류머티스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던 주부 김모씨(48).

서울 H병원 김모교수가 이 분야의 명의란 소문을 듣고 15일 오후 외래진료를 신청하려다 깜짝 놀랐다. 직원이 “앞으로 3년은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 ‘하루하루가 힘든데 몇 개월을 기다리라니….’

김교수뿐만 아니다. 위장병 분야의 S병원 송모교수, 척추분야의 Y병원 김모교수, 아토피성 피부염분야의 J병원 노모교수…. 예약해놓고 적게는 2∼3개월, 길게는 1∼2년을 기다려야 ‘얼굴을 볼 수 있는’ 의사들이다.

‘유명의사 밝힘증’은 우리 사회의 일류병과 일부 병원의 상업주의가 빚어낸 합작품.병원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아침 이른시간과 주말까지 진료시간을 늘리고 있지만 만성병 환자들의 적체를 해소하기에는 어림없다는 것.

병원내부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의 솔직한 귀띔. “큰 병이나 정밀진단을 받아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까운 동네병원을 찾는 것이 오히려 편안한 분위기에서 적은 비용으로 진료받을 수 있어 좋다. 또 ‘큰 병원’도 의사들의 수준은 비슷하고 같은 의료장비를 쓰기 때문에 특정 의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윤정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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