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京畿 둑」터지나?…시장-군수 半이상 탈당

  • 입력 1998년 4월 17일 19시 44분


한나라당이 경기지역 지지기반 붕괴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시장 군수 등 12명이 탈당, 여당으로 당적을 옮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선 전까지만 해도 경기도의 시장 군수 31명중 한나라당 소속이 23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각각 4명과 1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탈당사태 이후 국민회의 소속이 14명으로 늘었고 자민련 4명을 포함하면 여당 기초단체장이 과반수를 넘었다. 게다가 여당이 연합공천과 비리 눈감아주기를 미끼로 탈당 회유를 계속하고 있어 추가탈당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이 충격을 받는 이유는 성남 과천 시흥 등 서울 주변의 위성도시 시장뿐만 아니라 평택 이천 김포 화성 파주 여주 등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였던 도농(都農)복합지역 단체장들까지 여당으로 말을 갈아타고 있기 때문이다.

도농복합지역은 대부분이 토박이들이고 호남이나 충청출신은 얼마 안된다. 그런데도 기초단체장들이 국민회의나 자민련으로 옮기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라는 게 한나라당의 걱정이다. 한나라당은 경기도 둑이 무너지면 ‘6·4’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16대총선 때도 수도권에서 엄청난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인영(金仁泳)도지부위원장은 “유권자들의 여당성향과 해바라기성 지역유지들의 여당 줄대기, 당의 혼란과 지도부의 무능 등이 단체장 탈당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위기감을 느낀 경기지역 의원들은 17일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탈당도미노를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으나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다만 선거법 개정협상에서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금지조항을 관철토록 당지도부에 요구키로 했다.

〈김차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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