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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청문회」개최 급부상…실현 가능성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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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청문회」개최 급부상…실현 가능성은 미지수

입력 1998-04-17 19:28수정 2009-09-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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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6·4’ 지방선거 이후로 논의를 미뤄놓았던 ‘경제청문회’ 개최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발단은 한나라당 조순(趙淳)총재의 청문회개최제안. 조총재는 17일 기자회견에서 “신공안정국에 의해 획책되고 있는 경제비리의혹규명은 검찰수사에 의해서가 아니라 청문회와 즉각적인 국정조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청문회개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대행은 즉각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경제청문회의 조기개최를 요구한다면 이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자민련의 변웅전(邊雄田)대변인도 “한나라당이 조기개최를 요구해온다면 즉각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표면상으로는 여야가 청문회개최에 의견이 접근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청문회개최는 여야간에 쉽게 합의될 사안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여야간 청문회개최주장의 동기와 배경이 전혀 딴판이다. 한나라당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란(換亂)’과 개인휴대통신(PCS) 및 종금사비리의혹 등에 대한 검찰수사를 비켜가기 위한 방편으로 청문회개최문제를 제기했다. 조총재는 “검찰의 수사는 야당파괴의도에서 비롯된 표적수사”라며 검찰수사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즉 검찰수사 대신 청문회를 열자는 것이다.

반면 여권의 청문회수용의사표명은 한나라당의 강경투쟁선회에 대한 정면대응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한나라당이 검찰수사를 ‘정치공작’으로 몰아붙이는 데 대한 반격인 셈이다. 차제에 경제위기심화에 대한 한나라당의 책임을 명료하게 부각시키면 지방선거에서도 호재로 활용할 수 있는 등 손해볼 것이 없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수사중단요구도 난센스라고 반박했다.

상식적으로도 검찰수사를 중단하기는 어려우며 한나라당도 수사와 청문회의 동시진행을 수용할 리가 없다. 이렇듯 검찰의 수사중단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청문회실현여부는 극히 불투명하다.

여야가 대치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전선(戰線)의 하나로 청문회가 대두됐다는 사실도 성사가능성을 희박하게한다.

여기에 지방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점도 물리적인 제약요인이다. 여야 모두 명운을 걸고 있는 지방선거가 한달 남짓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청문회에 당력을 소모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으로서는 검찰수사 대신 청문회가 개최된다 해도 기대밖의 방향으로 치달아 자칫 ‘파출소 피하려다 경찰서를 만나는’ 꼴이 될 수 있다.

청문회가 개최될 경우 안건으로 채택될 것이 확실시되는 환란과 종금사인허가비리의혹 PCS비리의혹 등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무사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한나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거명되는 증인후보들도 거의 대부분 한나라당과 구여권인사들이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할 때 경제청문회 개최가 당장 현실화되기보다는 경색정국 속에서 여야공방의 한 쟁점이 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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