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對外홍보기능 강화…『우린 요즘 이런일 합니다』

  • 입력 1998년 4월 15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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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가 ‘음지’에서 벗어나 ‘양지 생활’을 준비중이다. 안기부는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부장 직속의 공보관실을 대폭 강화키로 하고 기자 홍보전문가 등을 외부에서 특채하고 있다. 공보관실의 총괄책임자인 공보보좌관으로는 동아일보 편집부국장 출신인 황재홍(黃在弘)씨를 발탁했다.

안기부의 공보기능 강화에는 李종찬부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그는 숨기는데 급급하는 소극적이고 수비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다가가 ‘알릴 것은 알리는’ 당당한 안기부로의 변신을 주문했다는 후문.

공보관실 조직도 대폭 확대개편된다. 언론사를 상대하는 공보파트와 대국민 이미지 개선을 전담하는 홍보파트를 분리했다. 공보파트에는 그동안 언론사 내부정보 수집과 보도 협조 등을 담당했던 조정관들로 채워진다.

홍보파트에는 기자, 재야출신 인사, 정당 홍보국장 등 각계의 ‘홍보 맨’들이 속속 영입되고 있다. 이들은 국민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는 각종 홍보물 제작과 홍보논리 개발을 맡게 된다. 여론조사 업무도 향후 공보관실의 중요 기능이 된다. 공보관실은 국정현안이 생길 때마다 여론조사를 실시, 이를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주요부처에 배포할 예정이다. ‘정보 세일즈’도 공보관실이 새로 맡은 업무중 하나. 국내외에서 수집된 각종 정보를 필요한 기관이나 기업 등에 판매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동안 찬반양론이 있었던 기자실 문제는 보안상의 이유로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기부의 공보관실 강화가 이부장의 향후 정치적 거취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대중 정치인 출신인 이부장으로서는 자신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안기부의 이미지 변신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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