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협상 총무회담 표정]『네탓』공방 치열

  • 입력 1998년 4월 15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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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통합선거법 개정안 처리시한인 15일 3당 총무회담과 국회 행정자치위 선거법개정특위를 열고 막판 절충을 시도하는 등 ‘벼랑끝 협상’을 벌였다.

여야 3당총무는 일단 행정자치위 소위에서 합의된 일부사항을 그대로 추인했으나 최대현안인 연합공천문제와 기초단체장 임명제도입문제에 대해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은 채 “공은 저쪽에 넘어갔다”고 책임을 떠넘기는데만 급급했다.

○…3당 총무들은 그동안 협상과정에서 쌓인 서로간의 불신 탓인지 협상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까지도 “우리가 먼저 연락할 필요가 있느냐”며 서로 회담제의를 하지 않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대행은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고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총무는 “선거준비를 해야할 여당측에서 협상을 이끌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여당을 비난했다.

그러다 오전11시50분경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이 총무회담 개최를 제안, 오후2시반경 국회의장실에서 회담이 열렸다. 그러나 서로 마주 앉은 국민회의 한총무대행과 한나라당 이총무는 서로 눈길조차 마주치지 않으려 하는 등 냉랭한 분위기였다.

○…총무회담을 주재한 김의장은 당초 오후2시로 잡혀있던 본회의를 오후8시로 미뤄놓았다고 밝히면서 “15대 국회는 밤을 좋아하는 것 같다. 한마디로 야행성(夜行性)국회”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에 대해 한총무대행과 이총무는 각각 “지금만 그런게 아니라 13대 국회도 낮에 해본 적이 없다” “의장님을 잘 모셔야하는데 정말 죄송하다”고 받아넘겼다.

김의장은 “기왕 ‘무노동 유보수’인데 느긋하게 하는 것도 좋다”면서 “오늘은 무슨 수를 내서라도 가닥을 잡자”고 협상타결을 독려했다.

○…오후4시경 총무회담이 끝난 직후 한총무대행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연합공천금지 명문화와 기초단체장 임명제는 공동정권의 존립근거와 지방자치제도의 원칙을 무시하는 것으로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한나라당의 입장변화가 없으면 현행 선거법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그러나 “오늘 밤12시까지는 한나라당의 협상제의를 기다려볼 생각”이라며 “경수로 협상보다 더 어렵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나라당은 총무회담이 끝난 뒤 3개 미합의사항을 제외한 합의사항만이라도 분리처리하는 방안을 의원총회에 부쳤다.

오후5시경 열린 의총에서는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지 않느냐”는 협상결렬주장파와 “일단 선별처리하자”는 주장이 맞서 최종 당론을 정하는데 진통을 겪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행정자치위 소위에서의 표대결에 대비, 지방에 내려가 있는 일부 의원의 경우 다른 상임위 소속 의원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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