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타임스]경계해야할 라트비아의 국수주의

  • 입력 1998년 4월 14일 19시 41분


▼ 더 타임스 ▼

신나치 대원들이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공개 시가행진을 벌인 광경은 충격적이다. 이들은 국수주의 감정을 어리석게 표현한데 대해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다. 라트비아인과 소수 러시아인들 사이의 긴장이 악화하자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라트비아에 대한 경제적 압력수단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

라트비아의 서방 친구들도 반유태주의와 인종적 증오에 대해 경악하고 있다.

“신나치대원은 조국을 생각하는 젊은 이상주의자들”이라는 울마니스 라트비아대통령의 발언은 사태를 악화시켰다. 그는 집회를 비난하기는 커녕 신나치대원들의 반(反)러시아감정을 라트비아인의 애국심과 동일시함으로써 국수주의를 국가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모스크바는 라트비아가 유럽사회의 일원이 됐다는 사실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그의 말은 부분적으로는 옳다. 모스크바의 국수주의자들은 발트나 구 소비에트공화국의 손실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러시아는 새로 독립한 나라에서 아무런 시민권도 갖고 있지 않은 수많은 러시아인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군타즈 크라스츠 라트비아총리는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이 라트비아의 독립을 확신하지 못해 러시아시민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은 태도를 변화시키려면 시간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라트비아는 러시아인들이 라트비아어를 배우도록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는 라트비아라면 좀 더 세련되고 합리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

〈정리〓김상영파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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