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안산 꽃우물마을 「방과후 학교」

  • 입력 1998년 4월 14일 19시 16분


도심에서 가까운 농촌인 경기 안산시 꽃우물마을에 있던 화정초등학교. 이농현상으로 아이들 수가 줄어들자 5년 전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그동안 학교건물은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적막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번 학기부터 교사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안학교를 준비하는 안산시민의 모임 ‘스스로 함께’가 이곳에서 시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교’를 열고 있기 때문.

8일 오후. ‘방과후 학교’의 수요일 프로그램인 ‘맥가이버 교실’.

“정글짐과 미끄럼틀에 올라갔다가 운동장 한가운데 모이기.”

‘와’하는 소리와 함께 초등생 15명이 정글짐쪽으로 달려갔다가 운동장에 다시 모인다. 아이들은 ‘담임교사’ 김준수씨(32·안산YMCA 간사)앞에 놓인 이상한 기구에 고개를 갸우뚱.

“지게 같아요.”

“사다리 같아요. 그런데 줄타고 올라가게 생겼네요.”

긴 나무 두 개 사이에 가로장이 한 개뿐이고 꼭대기에 다섯 가닥의 줄이 매달려 있다.

“움직이는 망대야. 평지에서는 주변을 멀리까지 살펴볼 수 없지. 그럴 때 망대를 만들어 올라가서 살피는 거지. 승혁이부터 올라가자.”

김씨의 지시에 따라 한 줄에 3명씩 달라붙어 줄을 잡고 망대를 세운 뒤 망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북쪽 줄을 잡아당겨.”

“그럼 이쪽은 줄을 조금 풀어줄게요.”

가로장에 올라선 술래가 방향을 잡자 아이들은 줄을 당겼다 놓았다 한다. 쓰러질 듯하던 망대가 가까스로 중심을 잡고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환호성.

‘맥가이버교실’은 자연 속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일종의 탐험교실. 텐트치기 노숙하기 독도법 매듭법 응급처치법 식용식물구별법 등이 수업내용.

‘방과후 학교’에는 ‘맥가이버교실’외에 요일별로 마을지킴이교실(월) 미술교실(화) 농사교실(목) 연극교실(금)을 각각 운영한다. 요일별로 월 2만5천원. 버스로 안산시내에서 5∼30분 걸려 15∼20명씩 아이들을 데려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가르친다.

‘방과후 학교장’ 이형재씨(39)는 “자연 속에서 다양한 감성활동 신체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한다. 0345―410―3570

〈김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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