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야구읽기]박찬호 키킹동작 불안

  • 입력 1998년 4월 13일 19시 40분


지난달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작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만났다.

“당신처럼 뛰어난 강속구를 던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라는 질문에 그는 “키킹했을 때 오른발에 힘을 모은 뒤 한번 더 무릎이 포수쪽으로 꺾이는 듯한 동작을 하면서 던지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 투구동작을 여러번 설명해 주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강속구 투수이자 탈삼진왕으로 유명한 그의 말은 박찬호처럼 강속구 투수들이 투구동작때 갖는 공통점이기도 하다. 아무리 어깨가 강한 투수라 하더라도 하체와 허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13일 박찬호의 투구는 키킹 동작에서 던지기까지의 연결동작이 종전과는 달리 매끄럽지 못했다. 더구나 박찬호는 다른 메이저리그 선수들보다 높게 키킹을 하는데 키킹 자체가 불안했고 특유의 다이내믹한 동작이 나오지 않은 것이 부진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

왜 그랬을까? 본인은 괜찮다고 했지만 필자가 보기엔 8일 애리조나전에서 입었던 허리부상이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왜냐하면 클레멘스의 얘기대로 박찬호 역시 오른발에 힘을 모은 뒤 한번 꺾는 동작을 아주 잘 하는데 이날은 그런 모습이 몇차례 외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휴스턴을 대표하는 배그웰, 비지오, 벨 등을 상대할 때만 전력투구한 것이 바로 허리에 신경을 쓴 결과가 아닐까.

허구연(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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