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남북이산가족찾기」]직접상봉등 3단계 진행

  • 입력 1998년 4월 13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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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간의 헤어짐과 48시간의 상봉.

“앞으로 언제 또….”

가수 현미의 절규에 이산가족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가슴으로 울었다.

9일 방송된 MBC ‘다큐스페셜’에서 가수 현미가 북한에 두고온 가족과 만나는 장면. 지난달 7일 민간단체인 한겨레상봉회(소장 김학준) 주선으로 중국 창춘에서 이뤄진 만남이었다. 그동안 몇몇 민간단체가 다리를 놓아 중국 등지에서 알게모르게 진행됐던 이같은 만남은 ‘대중’가수 현미의 ‘스타성’과 TV매체의 특성이 상승효과를 거두면서 전국 이산가족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MBC는 6·25특집으로 남북이산가족찾기 다큐멘터리와 함께 이산가족과 관련된 생방송 프로를 제작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1단계의 가족 생사확인을 시작으로 편지 사진 비디오 교류 등을 통한 2단계의 간접적 만남, 그리고 이산가족의 직접 상봉 등 3단계로 진행할 계획이다. 참가자는 통일부로부터 북한접촉승인을 받은 신청자 가운데 적격자를 심사한 뒤 한겨레상봉회 등 3,4개의 민간단체가 북한측 채널로부터 ‘OK’를 받은 1백명으로 예정돼 있다.

교양제작국 박신서팀장은 “직접 상봉이 아직 어렵다면 2단계까지의 만남을 화면에 담아 프로그램으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일부측은 “방송이 남북교류의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는데도 MBC가 아직까지 북한주민접촉신청이나 방송을 위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방송계획부터 발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돈을 둘러싼 시비도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상봉회측으로부터 현미관련 비디오테이프 제공대가로 2만달러를 요구받았고 방송을 위해 추가로 거액의 비용이 들어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BC측은 “2만달러는 상봉회의 기본경비와 북한측에 대한 사례로 알고 있으며 MBC는 협찬을 받아 현미에게 출연료조로 일부를 보조했을 뿐 따로 거액을 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박팀장은 6·25특집과 관련한 개인부담에 대해서도 “민간단체를 통하기 때문에 기본적 경비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1천달러라는 일부 보도보다는 훨씬 저렴한 액수”라며 “형편이 어려운 이산가족은 협찬을 통해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가 일각에서는 “방송사 홍보나 ‘한건주의’가 아니라 민족적 차원에서 이산가족 만남의 결실을 얻기 위해서라면 북한측의 신뢰를 쌓아가며 체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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