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여권,경기-인천 단체장후보 막판 진통

  • 입력 1998년 4월 12일 20시 55분


여권의 수도권지역 광역단체장 공천문제가 막판 산고(産苦)를 거듭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후보공천 과정에서 소외감을 느낀 김종필(金鍾泌·JP)총리서리의 노기(怒氣)가 자민련에 전달되면서 9일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TJ)총재간의 암묵적 합의내용의 현실화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당시 두 사람은 경기지사는 자민련이 임창열(林昌烈) 전경제부총리를, 인천시장은 국민회의가 최기선(崔箕善) 현시장을 공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두 사람간의 합의, 특히 경기지사 후보를 임전부총리로 공천키로 한데 대해 JP가 “자민련에도 후보가 있는데…”라고 발끈하면서 양당 수뇌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 공천문제가 꼬이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0일 밤 자민련 박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임전부총리를 공천할 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을 자세히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다는 후문이다.

11일 오전 김대통령으로부터 또다시 전화를 받은 박총재는 JP에게 전화를 걸어 김대통령의 의사를 전달했으나 JP는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이었다는 것. 박총재는 김용채(金鎔采) 부총재에게도 출마포기를 설득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는 후문이다.

11일 오후 서울송파구 탄천에서 열린 토요알뜰시장 개막식에 참석한 JP는 TJ에게 전화를 걸어 “임전부총리에 대해 여러 나쁜 얘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박총재가 신중히 생각해달라”고 거듭 당부, TJ는 더욱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이와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박총재와 조대행의 9일 합의내용에 대해 김총리서리의 사전 양해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수도권지역 광역단체장 공천 문제는 금주에 있을 김대통령과 김총리서리, 김대통령과 자민련 박총재간의 연쇄회동을 통해 실타래가 풀릴 전망이다.

하지만 임전부총리의 공천에 대한 김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강한데다 자민련도 어차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점에서 TJ와 조대행간의 합의대로 후보가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윤영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