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레이더]화궈펑,한가한 말년…베이징 전통가옥 기거

  • 입력 1998년 4월 12일 20시 31분


마오쩌둥(毛澤東)사후인 76년 장칭(江靑) 등 4인방을 타도하고 중국공산당 중앙위주석과 중앙군사위주석 국무원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자의 지위에 올랐던 화궈펑(華國鋒)이 베이징(北京)의 자택에서 한가로운 말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77세로 백발인 그는 대머리로 변했으나 아직 건강은 괜찮은 편으로 꽃을 기르면서 한가롭게 소일하고 있다는 것.

광저우(廣州)에서 발행되는 주간 남방주말은 최근호에 화의 집을 방문한 한 농업전문가의 방문기를 게재, 이례적으로 ‘실각한 최고권력자’의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 베이징 시청(西城)구의 한 골목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전통가옥에서 살고 있다. 이 집은 ‘뜰안에 뜰’이 있어 넉넉하고도 매우 깨끗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화는 방문객에게 현실정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산시(山西)성의 가짜술 제조사건에 대한 당국의 엄격한 조치는 매우 적절했다”고 평가하는 등 중국사회의 현안들에 적절히 관심을 표시했다.

화의 응접실에는 겸화박성(謙和朴誠·겸손하고 화애로우며 소박하고 성실하다)이라는 글귀의 액자가 걸려 있어 그의 만년생활을 엿보게 했다. 그는 “본래 나는 화씨가 아닌 쑤(蘇)씨였으나 항일전쟁 때 필요에 의해 화궈펑으로 고치는 바람에 화씨로 알려졌다”며 “현재 자손들은 모두 쑤씨 성을 쓰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화는 덩샤오핑(鄧小平)이 권력을 잡자 80∼81년 요직을 모두 내놓았으나 중앙위원직은 지금까지 계속 유지, 명목상 예우를 받고 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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