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도 구조조정시대(上)]부조 거품빼기 노력

  • 입력 1998년 4월 12일 18시 59분


‘받으면 즐겁고 주고 나면 상큼해지는 결혼 축의금은 없을까.’

아쉽게도 딱 맞아떨어지는 대안은 아직 없지만 축의금의 거품을 걷어내려는 노력은 있다.

▼모임내 축의금 한도 정하기〓LG전자 홍보실 임직원들은 요새 경조사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이들은 얼마전에 △부차장 이상 3만원 △과장 2만원 △대리 1만2천원 △사원 8천원으로 아예 경조사비 준칙을 정했기 때문. ㈜대우도 3월말 과장들 모임인 과장협의체에서 △임원 3만원 △과책임자 2만원 △대리 이하 1만원으로 경조사비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서울시와 노동부 공무원들도 이미 직급에 따라 △실국장급 3만원 △과장급 2만원 △사무관(5급) 이하 1만원으로 대폭 낮춰놓았다. 기업 동창회 계모임 등에서 응용해볼 만하다.

▼‘돈은 싫어, 선물로!’〓최근 선배 결혼식에 초청받은 김재희씨(21·삼성전자 사원)는 “돈을 주는 게 너무 이상해 친구들끼리 살림에 필요한 진공청소기를 사줬다”고 자랑한다. 김씨처럼 20,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은 친구끼리 신혼 살림에 필요한 가전제품을 사주는 게 유행. 서양에서 아이 출생 전에 부모나 친구들이 필요한 물건을 사주는 ‘베이비샤워(Babyshower)’인 셈이다. 받은 사람도 기억에 오래 남아 좋다. 요즘 결혼선물로 인기가 높은 것은 혼자 선물할 때는 다리미 커피메이커, 여럿이 할 땐 진공청소기.

▼축의금에 정성어린 편지를 써보내라〓어느날 갑자기 봉투에 들어온 돈이 줄면 사회 통념상 받는 이는 ‘당황’하게 마련. 불쑥 봉투만 내밀지 말고 친구면 친구, 직장동료면 동료다운 애정어린 축하편지를 곁들인다. 상대방은 돈으로 느낄 수 없는 잔잔한 감동을 받고 ‘축의금 문화를 바꾸려는 의도’를 헤아려줄 것이다.

▼청첩장은 꼭 보낼 사람에게만〓축의금을 의식해 청첩장을 남발하는 것도 따지고보면 ‘빚잔치’. 친한 친구와 친척 회사동료에게만 청첩장을 주고 기쁜 소식은 결혼식이 끝난 뒤 엽서나 편지로 알리는 게 지혜. 가정생활상담소는 “결혼식 초청의 경우 친척은 친가 6촌, 외가 4촌 이내만 초대하고 직장 동료는 현직에서 얼굴을 알고 지내는 사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당부.

〈김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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