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예산군 송전탑공사후 잇단 흉사…주민 불안

  • 입력 1998년 4월 11일 08시 04분


‘산신(山神)의 저주인가 우연한 질병인가.’

지난달 30일 충남 예산군과 군의회 한전중부건설소에 예산군 대술면 화산리 주민들로부터 한통의 진정서가 날아들었다.

한전이 지난해 봄 마을 뒷산 정상에 철탑 기초공사를 시작한 이후 마을 사람들이 병명조차 알수 없는 질병으로 죽거나 건강하던 사람들도 시름시름 앓아 눕고 있으니 제발 자리를 옮겨 달라는 내용이었다.

한전이 ‘서산∼안성 송전선로 사업의’일환으로 계획한 이 철탑(58m)과 관련한 진정서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이어진다.

“철탑공사 이후 김모씨(45·여)가 서울대병원에서도 병명을 알 수 없는 병마에 걸려 6개월만에 죽고 또다른 김모씨(41)는 정신질환에 걸리는 등 주민 40여명중 5명이 죽거나 질병에 시달려….”

주민들은 이같은 현상이 산을 훼손해 발생한 재앙이라고 믿고 있다. 이장 이필선(李必善·47)씨는 “이 산(해발 40m) 정상은 시신을 묶어놓은 형상을 띠고 있어 ‘송장의 날’로 불렸으며 훼손할 경우 재앙이 닥친다고 전해와 주민들도 건드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예산군 건설과 김기업(金基業)관리계장은 “주민들이 뜻밖의 재앙에 불안해 하고 있어 한전측에 주민들의 요구대로 철탑건립지를 산 정상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주민들이 보상제의도 거부할 만큼 절실하게 이전을 원하고 있으나 이미 연결 철탑이 완성돼 기술적으로 민원을 수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예산〓지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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