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강세,한국엔 『파란불』…경상흑자 늘어 외환안정 도움

  • 입력 1998년 4월 10일 19시 57분


일본 엔화가 강세(미국 달러화에 대한 환율 하락세)로 돌아서자 한국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외환당국은 엔화환율이 달러당 1백10∼1백20엔으로 떨어지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증가하고 실물경제가 살아나면서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도쿄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일본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으로 한때 달러당 1백27엔까지 떨어졌으며 1백28엔으로 재차 반등했으나 1백30엔 이하의 강세(달러 약세)는 유지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원 떨어진 1천3백80원으로 출발, 한때 1천3백73원까지 떨어졌으며 1천3백84원에 마감됐다.

이에 따라 11일 기준환율은 전날보다 2.70원 하락한 1천3백80.20원으로 고시된다.

이날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또 3년만기 회사채금리가 전날보다 0.37%포인트 떨어진 연 17.90%를 기록, 작년 12월1일(연 17.5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3개월짜리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도 각각 0.56%포인트와 0.59%포인트 하락하는 등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편 주가는 부활절휴가로 외국인들의 사자주문이 크게 줄어 전날보다 0.18포인트 오른 468.29로 마감, 제자리 걸음을 했다.

한국은행 국제부 관계자는 “엔화 강세를 계기로 일본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우리나라에 외화를 가장 많이 빌려준 일본측의 상환요구가 줄어들어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그동안 우려했던 중국 위안화의 절하 가능성이 적어져 국내 무역수지도 당초 예상보다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한국과 동남아시장의 최대 채권국인 일본의 금융시장이 안정돼야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환란(換亂)을 잠재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데 대해 국제금융계는 “미국 달러화 주가 채권값의 이른바 ‘트리플 강세’가 거품이라고 판단한 미국정부가 달러 초강세 상황을 마감하기 위해 외환위기에 처한 일본과 합작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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