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全大／향후 진로］對與공세 수위 높일듯

거야(巨野)인 ‘한나라호(號)’가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싼 내분을 잠정 봉합하고 10일 전당대회에서 조순(趙淳)총재를 재추대, 새 지도체제를 출범시켰다.

각 계파 수장들이 부총재로 참여, 사실상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될 한나라당은 우선 대여(對與)관계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밖에서 ‘지도부 흔들기’를 해온 비당권파까지 일단 당운영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초재선의원그룹에 당론이 끌려 다녔던 ‘지도노선 부재’에서 벗어나 당의 행동에 일정한 방향성이 부여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볼 때 전체적으로 한나라당의 대여노선은 종전보다 더욱 강성색채를 띨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전략적으로도 대여공세의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는데다 특히 전당대회를 계기로 여권의 정계개편 강행의지가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이미 여권핵심부에서 정계개편을 강행하기 위해 야당의원들에 대한 비리수사에 착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전당대회 후 이곳저곳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했다.

실제로 한나라당이 이날 전당대회에서 여권의 ‘의원 빼가기’와 연합공천 등을 강한 목소리로 규탄한 것도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이는 향후 여야관계의 파고가 더 높아질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만 전당대회 이후 현안으로 닥친 여야영수회담에 대해 조총재는 이날 전제없이 응할 뜻을 비쳤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는 한 들러리 서는 식의 회담에는 응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당내의 대세여서 최종결론은 유동적인 상황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한시적으로 봉합된 당내분이 언제 재연할지 모른다는 점도 큰 고민거리 중의 하나다.

‘6·4’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서는 비당권파측의 조기전당대회 소집요구가 거세질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다만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 조순총재 이기택(李基澤)부총재 등 지도부가 ‘원내진입’을 겨냥해 7월 실시가 예상되는 보궐선거에 일제히 출마할 것이 확실해 총재경선을 준비할 ‘시간부족’을 이유로 조총재체제가 내년 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