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 『재정지출 늘려 불황타개』…4조엔 감세효과

  • 입력 1998년 4월 9일 1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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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 일본총리는 심각한 경기불황과 금융불안을 타개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져온 재정구조개혁법을 현재 개회중인 정기국회 회기인 6월 중순 이전까지 개정키로 했다. 이는 취임초 “긴축과 증세(增稅) 등 재정개혁을 최우선하겠다”고 했던 하시모토내각이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 경기를 부양키로 했음을 뜻한다.

일본정부가 이같이 재정구조개혁법을 조기에 손질할 것이라는 방침이 전해지면서 9일 일본 금융시장에서 엔화가치와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하시모토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과감한 재정지출 증가를 가능토록 하기 위해 재정구조개혁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정하며 자민당이 이달말 공식발표할 16조엔 규모의 경기종합대책 속에 대규모 감세조치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자신이 의장을 맡고 있는 재정구조개혁회의를 10일 소집, 재정구조개혁법 개정에 착수한다. 현행 재정구조개혁법에 따르면 연간 감세액은 2조엔을 넘지 못하나 법을 개정할 경우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를 합해 연간 4조엔 이상의 감세가 가능하기 때문에 내수진작과 경기부양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시모토총리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을 개정할 경우 기존의 재정개혁노선에 대한 정책실패로 받아들여질 것을 우려해 법개정을 올 가을 임시국회로 늦출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기침체 및 금융불안이 심각해지고 미국 유럽과 국제통화기금(IMF)까지 감세압력을 가해옴에 따라 정책노선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이날 도쿄(東京)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환율은 하루만에 2엔 가까이 떨어진 1백31엔대를 기록, 엔화강세가 뚜렷이 나타났다.

또 도쿄증시의 닛케이(日經)평균주가도 전날보다 160.04엔 오른 16,536.66엔으로 마감, 나흘 연속 상승행진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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