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올봄 「회색」 뜬다…검정 제치고 「최고색」으로

  • 입력 1998년 4월 8일 19시 47분


올봄은 회색의 물결. 여성의류 매장마다 거리마다 다양한 톤의 회색옷들이 넘친다.

최근 몇년 사이 봄패션의 최고자리를 차지했던 검은색이 올해도 많이 보이지만 퇴조세. 어두운 생활의 무게 때문에 검은색을 세련된 패션색깔로 받아들이기는 버겁다는 분석.

봄의 단골색인 베이지도 두드러지고 기온이 올라갈수록 흰색과 파스텔톤의 옅은 블루도 많아진다. 한마디로 차분한 색이 주조. 빨강과 보라는 악센트 컬러.

30세 전후를 고객층으로 삼고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2층 국내 디자이너브랜드 매장. 한창 세일 중인 이곳의 점장들은 올봄 유행색으로 회색과 베이지를 꼽았다(7개 브랜드 컬러별 판매순위 조사결과). 손정완 이은주 전영임 신장경 이영주 등 5개 브랜드에서 3월 한달간 판매순위 1위 혹은 2위를 베이지와 회색이 차지한 것. 다음으로는 블루 검은색 흰색 빨강 보라가 많이 판매됐다.

이 백화점 패션팀 박정훈대리는 “회색이 새로운 유행색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IMF한파’라는 시대상황 때문인지 편안한 느낌을 주는 색이 강세”라고 말했다.

20대초 여성복에서도 마찬가지. 신원이 브랜드 ‘아이엔비유’의 3월 판매동향을 조사한 결과 베이지(6천7백45점)와 검은색(6천6백71점)이 가장 많이 팔렸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하면 검은색의 판매신장률은 2.5%에 불과. 회색은 3천3백77점이 팔려 작년(2백38점)과 비교할 때 신장률이 1,300%나 됐다.

회색 열풍은 세계적 추세. 지난 겨울 뉴욕컬렉션에서 디자이너들은 옅은 회색부터 반짝이는 회색, 짙은 회색까지 다양한 톤을 보여주었다. 회색은 세련되고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색. 그러나 잘못 입으면 우울하고 나이들어 보이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

베이지는 피부색에 가까운 자연색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팽창효과가 있기 때문에 몸에 맞게 입는다. 옅은 블루나 자주로 악센트를 주면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

〈김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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