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박경아/발묶인 「환경감시대」

  • 입력 1998년 4월 8일 19시 19분


봄비가 내리고 나면 또 하천에 죽은 고기떼가 떠오를지 모른다. 비내리는 밤 소리없이 흘려버리는 오폐수 때문이다. 환경부는 최근 이런 오폐수 범죄를 철저히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주요 상수원인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오염을 감시하는 4대강 환경감시대는 현장 실정을 외면한 사업계획 때문에 발이 묶여 있다.

지난해 10월1일 한강감시대가 발족한데 이어 2월16일에는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서도 감시대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한강감시대는 지난해 단 한대의 감시선을 구입했으나 그나마 올해 유류비를 배정받지 못했다.

1천7백만원짜리 감시선은 선착장에 묶여 있다. 게다가 항해사자격증 소지자가 한명도 없어 유류비가 있어도 운항을 못할 판이다.

순찰차 사정도 마찬가지. 경기 하남시에 위치한 한강감시대의 담당지역은 북한강쪽으로 청평대교까지 42㎞, 남한강쪽으로 경기 여주군 금산면까지 50㎞, 하류쪽으로는 서울 잠실수중보까지 25㎞에 이르고 있지만 순찰차 여섯대의 대당 유류비는 수리비까지 포함해 월 18만원 정도다.

또 오염우려지역 여섯곳에 의경 감시초소가 설치돼 있으나 출퇴근에 시간을 뺏겨 실제 근무시간은 오전10시반부터 오후5시까지. 오염물질이 마구 버려지는 야간에는 무방비상태다.

낙동강 금강 영산강 감시대 사정도 마찬가지.

“순찰차가 보통 하루에 1백∼2백㎞를 달리는데도 유류비는 다른 곳과 같이 책정돼 가을엔 기름값이 동날 형편”이라는 한 낙동강 감시대원의 말이다.

<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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