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동아일보 보도로 영주귀국 中동포 김광우씨 가족

  • 입력 1998년 4월 7일 20시 03분


“저도 이제 완전한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뻐 잠이 안옵니다.”

‘48년만의 부자상봉’(동아일보 95년 4월10일자 31면)으로 화제가 됐던 중국동포 김광우(金光宇·55·서울 관악구 봉천5동)씨가 최근 꿈에 그리던 주민등록증을 손에 쥐었다.

김씨는 8·15광복직후 중국에서 아버지 김종섭(金宗燮·83·예비역중령·서울 관악구 봉천9동)씨와 헤어져 반세기 가까이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시에서 ‘조선족’으로 살아왔다. 44년 만주에서 태어난 김씨는 주경야독끝에 헤이룽장대 러시아어 강사를 거쳐 헤이룽장성 민족경제개발총공사 통역원자리를 얻어 어느정도 기반을 잡았다.

김씨는 95년 당시 ‘중국교포는 만 55세이상이 돼야 친지를 방문할수 있다’는 비자발급규정에 묶여 고국방문길이 어려웠으나 동아일보를 통해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당국의 배려로 그해 8월 난생 처음 한국땅을 밟았다.

모국 방문길에 얼마남지 않은 아버지의 여생을 보살피겠다고 다짐한 그는 영주귀국 신청을 냈고 지난해9월 19일 부인(52) 및 2남1녀와 함께 귀국했다.

김씨는 현재 수원에 있는 한 벤처기업에서 러시아어 통역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하지만 계약직으로 신분이 불안하고 수입도 불규칙한 상태. 김씨는 “동아일보 덕분에 고국과 아버님 곁으로 돌아오게 됐다”며 “IMF시대라 당초 생각보다 한국생활이 힘겹지만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하정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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