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국민신당-한나라민주계]민주계 『음모』일축

  • 입력 1998년 4월 7일 19시 30분


국민신당이 한나라당내 부산출신 민주계의원들을 향해 구애(求愛)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모두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직계세력인 데다 부산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복(異腹)형제’란 점에서 양쪽 진영이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

특히 ‘4·2’재 보선에서 부산 서구에서조차 4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이자 활로모색차원에서 부산 민주계를 붙잡으려는 국민신당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현재 국민신당의 채널은 서석재(徐錫宰)최고위원. 서최고위원은 최근 신상우(辛相佑) 박관용(朴寬用)의원 등 부산 민주계의 중진들과 연쇄접촉해 연대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신당의 한 당직자는 “국민신당으로서 정계개편의 큰 흐름은 결국 같은 뿌리인 부산민주계와 연대하는 방안밖에 없다”며 “부산지역에서는 부산 민주계, 전국적으로는 국민회의측과 연대하는 것이 큰 그림”이라고 밝혔다.

이 당직자는 심지어 “우리로선 당이 전멸해도 좋다는 각오”라고 절박한 사정을 털어 놓았다.

그러나 부산 민주계쪽의 반응은 요지부동이다.

부산 민주계의 한 의원은 “현재로서는 국민신당과 연대할 아무런 현실적 이유가 없다”며 “양측의 연대는 국민신당쪽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부산 민주계측은 특히 국민신당과의 연대설이 국민회의로부터 흘러 나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요는 ‘한나라당 흔들기’를 겨냥한 국민회의의 음모라는 얘기다.

실제로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의 탈당으로 집단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인천지역의 한나라당 의원들간에는 ‘이러다간 부산 민주계가 선수를 쳐 이탈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섞인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 민주계측은 7일 오후 지부장으로 재추대된 김진재(金鎭載)의원 방에 모여 ‘국민신당과의 연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는 또 ‘4·10’전당대회에서 지명될 부총재로 당권파측에서 밀고 있는 신상우의원, 비당권파측에서 밀고 있는 박관용의원이 모두 인선되도록 노력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당분간은 ‘틈새’를 보이지 않고 결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부산 민주계의 이런 태도에는 높아가는 부산 경남(PK)지역의 ‘반(反)DJ(김대중대통령)’정서에 비추어 ‘친(親)여권성향’을 보이는 국민신당과의 결합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아직까지 국민신당과 부산 민주계와의 결합은 국민신당측의 일방적인 희망사항인 것 같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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