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사이언스⑩]인조인간의 종류

  • 입력 1998년 4월 7일 19시 20분


SF영화에서 가장 흔한 캐릭터 중의 하나가 인조인간. 그런데 ‘로봇’과 ‘인조인간’은 어떻게 다른 걸까? ‘스타 워스’에 나오는 귀여운 로봇 듀엣인 ‘R2―D2’와 ‘C3PO’는 엄밀한 뜻에서 인조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무자비한 살생로봇 ‘터미네이터’나 신출귀몰하는 액체 로봇은 안드로이드인가? 21세기의 암울한 미래상을 펼쳐 보인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나오는, 사람과 구별이 안되는 인조인간들은 사이보그라고도 할 수 있나? 게다가 휴머노이드라는 말은 또 뭘까?

‘로봇’이란 말은 1920년대에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펙이 ‘R.U.R.’라는 희곡에서 처음 만들어냈다. 당시엔 사람과 아주 닮은, 일하는 인형을 뜻했지만, 그 뒤에 의미가 변하여 겉모습과는 상관없이 사람대신 일하는 장치를 뜻하게 됐다. 산업용 로봇이 좋은 예.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밥솥도 엄밀히 따지면 로봇인 셈이다.

‘로봇’이 비록 처음엔 SF에서 탄생했어도 오늘날엔 일반적인 용어로 자리잡은 반면, ‘안드로이드’라는 말은 아직 SF적 차원에 머물러 있다. 안드로이드는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지닌 로봇이라는 뜻. 로보캅의 경우 외형이 로봇에 가까우므로 안드로이드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한편 ‘사이보그’라는 말은 ‘사이버네틱 오르가니즘(CYBernetic ORGanism)’의 약자로서, SF작가가 아닌 인체공학자들의 연구 결과로 생긴 말이다. 우주 공간이나 바닷속처럼 혹독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인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인공기관으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또 보통 환경이더라도 기존 인체기관이 제기능을 못해서 대신 인공기관을 사용하면 사이보그에 해당한다. 따라서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낀 사람, 가발 쓴 사람, 인공심장을 단 사람, 의족이나 의수에 의존하는 사람 등은 모두 사이보그인 것이다.

휴머노이드라는 말은 로봇이나 인조인간과는 상관없이 그저 겉모양이 사람과 닮았다는 것을 뜻하는 말. 즉 머리와 몸통에 두 팔, 두 다리가 있고 서서 걸으면 ‘휴머노이드형’이라고 한다.

외계인을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 외계인의 모습을 묘사할 때 인간과 닮았으면 휴머노이드 형이라고 말하게 된다. 또 로봇을 만들면서 사람 모습처럼 만들면 휴머노이드 형 로봇을 제작한다고 말하면 된다.

박상준〈SF해설가·cosmo@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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