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전문직 「보험설계사」뜬다…年1억이상 20% 늘어

  • 입력 1998년 4월 6일 19시 59분


보험설계사가 고소득 전문직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남성들의 활약도 두드러져 ‘보험설계사는 주부들의 부업’이라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1억원 이상의 고수입을 벌어들인 보험설계사는 96년보다 20% 증가한 5백18명에 달했다. 생보사로는 삼성에서만 1백58명이 나왔고 교보 65명, 대한 50명, 프루덴셜 46명 등 모두 4백89명. 손보사로는 현대 12명 등 총29명.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린 설계사는 교보생명 성북지점 보문영업소의 권순금(權順琴·39)씨. 작년한해 1천3백여건의 계약으로 12억원의 보험료를 거둔 끝에 4억2천1백58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96년 동아생명 이명혜(李明惠·55)씨가 세운 최고 연봉기록(4억1천6백만원)을 깬 것.

이씨는 2억8천4백20만원을 벌어 3위로 내려앉았으며 삼성생명 이윤례(李潤禮·44)씨가 2억9천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설계사들의 월평균 소득은 미국계 프루덴셜생명이 3백7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국내 대형 생보사의 두배 가까운 수준.

보험설계사들의 급여체계는 철저하게 실적급 위주다. 보험상품의 종류나 계약건수 계약금액 보험료 등이 수입을 좌우한다. 다만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초기 6개월 정도는 실적급 외에 월 50만원 안팎의 정착금을 줘 설계사로서의 성장을 돕는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설계사 지망자가 부쩍 늘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설계사 희망자들이 종전보다 25%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생보사 설계사의 경우 35세 미만이 절반 가까이 되는 등 평균연령도 낮아지는 추세.

하지만 보험설계사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10명중 2,3명은 6개월안에 중도하차하고 만다. 흔히 말 잘하고 대인관계가 넓은 것을 보험설계사의 적성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보험업계의 설명은 다르다.

스스로 판매방법을 연구하고 계약자를 분석, 나름대로의 판매노하우를 개발할 수 있는 ‘프로의식’이 있어야 고소득 설계사가 될 수 있다는 것.

▼ 작년 4억 2천만원 번 「보험설계사 여왕」권순금씨

‘한우물 파기.’

지난해 4억2천1백58만원을 벌어 41만여명의 보험설계사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여왕’ 권순금(權順琴·39)씨의 영업비결이다.

교보생명에 근무하는 권씨는 모 정부출연기관을 상대로 12년째 영업을 하고 있다. 지방지점을 포함해 이 회사 직원 2천1백명의 신상을 훤히 꿰뚫고 있다. 인사부 직원보다 더 잘 알 정도다. 신상품이 나오면 상품안내자료를 모든 직원에게 발송한다. 이따금 전국 지점을 일주일동안 승용차로 누비며 보충설명을 해준다.

권씨는 “수입의 60% 정도를 판촉물제작비나 경조사비 등으로 사용한다”면서 “연말에 개인적으로 주문하는 탁상용 일지(다이어리)만 해도 2천5백개”라고 말했다. 판촉비가 2억원을 훨씬 넘는 수준이니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많다. 고객들의 경조사는 사정이 허락하는 데까지 모두 챙긴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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