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안전시설 태부족…표지판, 日의 66%

  • 입력 1998년 4월 6일 19시 59분


도로사정이 좋아지고 자동차 성능이 향상되면서 과속에 따른 교통사고가 큰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최근 세계 각국이 교통안전시설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도 과속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안전시설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안전시설미비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지난해 1만1천여명)의 15%에 이른다.

교통학회 도철웅(都哲雄·한양대 교수)회장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교통흐름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 안전시설분야를 소홀히 취급해 왔다”며 “사고다발지점의 시설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97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교통안전표지는 ㎞당 7.6개로 일본(11.44개)의 66% 수준이다. 안전표지 뿐만 아니라 신호등 가드레일 등 다른 안전시설도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안전시설의 비효율성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

도로교통안전협회 장덕명(張德鳴)연구실장은 “우리 사정에 맞는 안전시설 설치지침을 마련하지 못하고 선진외국의 기준이나 연구보고서 등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때문에 안전시설의 효율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과속 사고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과속방지턱 미끄럼방지시설 감시카메라 등도 선진외국에 비해 부족한 형편이다.

교통안전전문가들은 또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속도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도로포장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선진국에선 이미 일반화된 ‘갈매기 무늬 도로포장’. 이 도로에선 운전자가 속도를 내면 실제보다 더 빨리달리는느낌을 갖게되고 결국 운전자 스스로 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교통과학연구원 여운웅(呂運雄)선임연구원은 “물론 안전시설확충이 시급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속을 하지 않는다는 운전자의 의식”이라고 말했다.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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