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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극「눈물의 여왕」,어디까지가 사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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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극「눈물의 여왕」,어디까지가 사실인가?

입력 1998-04-06 08:34수정 2009-09-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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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가공의 이야기마당이다. 그러나 ‘눈물의 여왕’에는 극적인 삶을 살았던 실제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관객들에게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어디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허구인지 알아보면.

▼백조가극단의 빨치산 토벌대 위문공연 장면

51년 가을 전옥이 이끄는 백조가극단은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총경의 초청을 받아 공비소탕전이 벌어지던 전남 장성 갈재에서 ‘눈 나리는 밤’을 공연했다. 그러나 빨치산에 붙들렸다가 토벌대에 구조되는 극중 내용은 픽션.

“당시 차총경은 포로로 잡힌 빨치산도 함께 공연을 보도록 배려했다. 배우들이 겁먹을까봐 포로들에게 경찰복을 입혔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전옥의 수양딸 ‘백조’단원 원희옥의 증언)

▼빨치산대장 이현상의 최후

극중 차총경은 “적장(敵將)을 화장하라”며 죽은 이현상을 예우한다. 시신을 수습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망 현장에서 화장한 것처럼 처리한 것은 픽션.

이현상은 53년9월18일 지리산 반야봉에서 사살된 뒤 서울 명동 경찰중앙병원으로 시신이 옮겨졌다가 다시 경남 하동 화개장으로 이송됐다. 차총경의 아들 차길진씨는 가족들마저 이현상의 시신 인도를 거부하자 그를 화장하고 뼈를 차총경의 철모에 빻아 섬진강에 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눈물의 여왕’전옥(1911∼74년)

배우 고 강효실의 어머니이자 최민수의 외할머니. 북한 최고인민배우 강홍식의 아내였으나 월남해 공연예술가 최일과 결혼한 기구한 인물. 42년 백조가극단을 창단, 주연을 도맡았던 그는 ‘눈 나리는 밤’‘항구의 일야(一夜)’‘목포의 눈물’등의 창극 히트작을 남겼다.

‘눈물의 여왕’은 대표작 ‘눈 나리는 밤’의 열연 덕분에 붙은 애칭. 전옥은 10분이 넘는 긴 독백을 하며 눈을 크게 뜨고 눈물을 흘리는 독특한 연기로 관객들을 울렸다.

“어머니는 생전에 ‘배우에게는 은퇴가 없다. 무대에서 살다 무대에서 죽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교양있고 카리스마가 강한 분이었고 술을 좋아하셨다.”(수양딸 원희옥의 증언)

▼차일혁 총경(1920∼58년)

한국전쟁 중 빨치산 토벌대장으로 용맹을 떨친 전투경찰. 여배우 전옥과는 장성 갈재 공연을 인연으로 처음 만나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그러나 연극 중 애인 신정하는 허구의 인물.

아들 차길진(대한불교 조계종 포교사)이 아버지의 삶을 소설화한 ‘애정산맥’(93년, 최근 ‘눈물의 여왕’으로 개정판 발행)을 써서 이 공연의 기초를 마련했다. 빨치산 토벌이 끝난뒤 차총경은 충주경찰서장 등을 지내다 금강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38세의 젊은 나이로 죽은 그의 사인(死因)은 아직 의문이다.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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