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아토스-마티즈 「작은차 큰싸움」

  • 입력 1998년 4월 5일 2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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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스와 마티즈. 현대와 대우가 경차시장에서 맞붙었다.

지금까지 경차시장은 아토스의 독무대. 한때 대우의 티코가 경차붐을 몰고 왔으나 아토스 출현이후 ‘힘’을 쓰지 못한 채 밀려났다.

대우는 마티즈로 경차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IMF특수를 누리고 있는 경차시장에서 아토스와 마티즈간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졌다.

마티즈는 출시 첫날인 1일 하루 동안 7천7백여대의 계약고를 올리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며칠씩 두 경차를 비교, 시승한 결과 실내공간 측면에서는 아토스가, 주행성능에선 마티즈가 약간 우위를 차지하는 느낌을 줬다. 다만 마티즈는 아직까지 자동변속기 차량이 출시되지 않은 점이 흠. 대우는 5,6월경 자동변속기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다.

▼ 실내공간 ▼

아토스를 처음 탔을 때의 느낌은 공간이 넉넉하다는 인상을 줬다.

아토스와 마티즈가 실내폭에서 거의 차이가 없는데도 아토스의 이런 풍성함은 지붕이 마티즈보다 13㎝ 높은 데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뒷좌석에 앉았을 때도 아토스가 마티즈보다는 여유가 있었다. 아토스는 건장한 체격의 성인 남자 2명이 탑승해도 비좁은 느낌을 받지 않았지만 마티즈는 다소 갑갑하다는 감을 줬다.

정면 시야는 아토스나 마티즈 모두 시원했다. 자동차 보닛이 시야를 가리지 않아 위에서 도로를 내려다 보면서 운전할 수 있어 그만큼 안전운전이 가능하다.

룸미러로 본 뒤쪽시야는 마티즈가 더 넓게 확보하고 있었으며 아토스는 약간 좁은 느낌이 들었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차체가 높은 아토스가 마티즈보다 풍성했다.

▼ 출발과 저속주행성능 ▼

마티즈에 올라 키를 꽂았다. 시동을 걸기 전 계기판을 훑어보았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배열이 산뜻하다.

키를 돌리자 부드러운 엔진소리와 함께 시동이 걸렸다. 잠시 공회전을 시켜보았다. 엔진의 주기적인 잔 진동이 전달되면서 안정된 느낌을 준다. 소음도 별로 없는 편이다.

1단을 넣고 차를 출발시켰다. 그리고 바로 2단으로 무리없이 넘어갔다. 2단에서 액셀러레이터를 깊숙이 밟아 보았다. 힘차게 박차고 나가는 듯한 느낌은 별로 없지만 가속에는 무리가 없었다. 배기량과 차량무게가 적절히 조화된 듯하다.

다음은 아토스. 계기판의 디자인이 앙증맞다. 역시 부드럽게 시동이 걸렸지만 중립에서 기어를 통해 전달되는 진동이 마티즈에 비해 약간 강한 느낌을 받았다.

1단으로 차량을 출발, 2단을 넣고 속도를 높이자 엔진소리가 약간 크게 들린다. 무게 때문일까. 마티즈보다는 순발력이 부족한 느낌을 줬다.

하지만 마티즈에는 한가지 흠이 눈에 띈다. 브레이크와 클러치 페달이 바짝 붙어 있어 클러치를 누를 때 브레이크를 건드리는 경우가 왕왕 일어났다.

▼ 고속주행과 곡선주행 ▼

수동기어 3단과 4단을 넣고 고속주행을 시작했다. 시속 60㎞를 넘자 아토스는 힘이 붙기 시작한다. 80㎞를 넘자 엔진소음이 귀에 거슬린다. 옆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데는 별로 지장이 없었지만 마티즈보다는 소음이 다소 컸다.

가속성능도 배기량에 비해 무게가 40㎏ 가벼운 마티즈가 약간 우월한 느낌을 받았다. 시속 60㎞에서 급커브길을 달렸다. 차량의 쏠림정도는 두 차량이 비슷했다. 아토스는 차체가 높은데도 마티즈와 별로 차이가 없이 중심을 잘 잡았다.

속도를 유지하며 핸들을 좌우로 흔들어 보았다. 두 차량 모두 양옆으로 크게 흔들린다. 경차지만 서스펜션을 좀 강화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 제동력과 언덕 등판력 ▼

이부문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80㎞이상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도 무리없이 차를 멈출 수 있었다.

언덕길에서 힘이 달리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도 기우였다. 비교적 가파른 언덕길도 쉽게 오른다. 단지 주행성능만을 비교해 본다면 마티즈가 약간 우세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경승용차는 시내운전에 알맞도록 설계된 차이므로 주행성능만으로 구입여부를 결정할 것은 아니며 실내공간 등 외적인 요소도 고려,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희성·정재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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