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긴장의 월요일…政-財界 『지켜보자』

  • 입력 1998년 4월 5일 19시 26분


일본열도는 일요일인 5일 초조함과 불안감으로 하루를 보냈다. 3일 일본을 강타한 엔화가치와 주가 채권의 동반폭락(트리플 약세)의 충격속에서 6일 문을 여는 금융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증권시장과 채권시장이 문을 닫은 4, 5일 이틀이 이번 금융불안에서 벗어나는 ‘황금의 휴식시간’이 되기를 바라면서도 아무도 자신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특히 금융계와 재계는 이번주 초에도 트리플 약세가 나타날 경우 바로 심각한 경영악화와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5일에도 각 금융기관과 기업에서는 딜러들이 출근, 6일의 금융시장 동향을 분석하며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에 바빴다.

또 1일부터 시작된 외환자유화의 영향으로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이나 증권구입이 자유화된 상황에서 일반 국민도 상황이 좀더 불안해지면 일본계 금융기관에 맡겨놓은 자금을 대거 인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정치권과 정부에서는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금융불안의 책임논란과 대응책 마련으로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민주당의 간 나오토(菅直人)대표는 “현재 일본경제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며 “정책노선을 전면 조정하고 기존의 대책 외에 6조엔의 추가감세 등 10조엔 규모의 부양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자민당 내에서도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총재와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전 건설상 등 비주류를 중심으로 자민당 총재인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와 가토 고이치(加藤紘一)간사장 등 집행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터뜨리고 있다.

하시모토 총리가 4일 런던에서 제2차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폐막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경제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나 붕괴위기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한 것도 국내외를 겨냥한 것이었다.

3일 시장상황에 충격을 받은 정부도 추가감세를 실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소득세 등의 감면을 포함한 4조엔 규모의 감세조치를 검토중”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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