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클리닉]칭찬해준 만큼 대접받는다

  • 입력 1998년 4월 5일 19시 26분


“유삼태씨! 마누라가 자네한테 꼭 점심사라고 했으니 다른 약속하지 말게!”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부장이 얘기하더니 대구매운탕을 사줬다.

지난주 토요일. “주말에 결혼기념일인데 마누라한테 뭘 해주지? 돈은 없고….” 기지개를 켜며 혼자말을 하는 부장을 보고 유삼태씨는 지하상가에서 장미꽃 한송이를 사와 부장에게 내밀었다. “사모님께 전해 주십시오. 지난번에 댁에 가서 신세 많이 졌다고요.” “자넨 역시 못말리는 친구야. 고맙네.” 부장은 휘파람을 불었다.

화요일 오전. 과장에게 결재를 받으러 간 유삼태씨.“서른두평 아파트로 이사하시니까 안방에서 화장실까지 가는데 한참 걸리시죠?” “하하하, 역시 유삼태야! 넓으니까 좋긴 좋더군. 집들이는 당분간 어렵고 오늘 팀원들 점심 살게.”

수요일.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출근한 미스장에게도 유삼태씨는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야! 미스장 머리에서 봄냄새가 물씬 난다.” “역시 유선배님밖에 없어. 오늘 막국수 살게요.”

목요일. 전자제품팀이 중국회사와 큰 수출계약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유삼태씨는 곧 고교선배인 팀장에게 전화했다.“축하드립니다. 이번달 월급은 선배님이 주시는 것으로 알고 잘 쓰겠습니다.” “고맙네. 오랜만에 오늘 점심이나 함께하지.”

금요일. 대리와 화장실에 나란히 선 유삼태씨. “첫 아드님이 대리님을 쏙 빼셨다면서요? 그놈 크게 될 겁니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오늘 점심 산다니까.”

유삼태씨는 주위사람들의 크고 작은 성공을 재치있게 축하해주는 습관을 매일 발휘하고 일주일 내내 점심을 대접받았다.

김원규(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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