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챔프戰3차]현대 첫승 『기사회생』

  • 입력 1998년 4월 4일 20시 01분


방심의 허를 찔린 것인가.

4쿼터 들어 이상민 추승균 유도훈 박재현 등 주전들이 줄줄이 5반칙으로 나가 껍데기만 남은 현대다이냇. 조동기 김유택이 5반칙으로 나가긴 했지만 강동희 허재 김영만 등 노른자위가 건재한 기아엔터프라이즈. 누가 보나 기아의 절대우세였다.

그러나 승부는 꼭 전력대로만은 아니다. 바로 이것이 농구의 묘미.

경기종료 29초를 남기고 현대 조성원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친 뒤 허재의 중거리포가 터져 93대92로 뒤집을 때까지만 해도 기아 벤치에선 환성이 터졌다.

남은 시간은 19초. 조성원이 다시 텅빈 오른쪽 모서리에서 볼을 잡았다. 마음놓고 던진 3점슛이 그물안으로 빨려들면서 다시 95대93으로 역전. 기아는 강동희가 마지막 드라이브인슛을 시도했으나 현대의 수비에 가로막혔다.

현대로선 다 진 경기를 뒤집은 감격적인 승리. 반면 기아는 다 잡은 대어를 놓친 뼈아픈 패배.

현대는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97∼98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종료 7.6초를 남기고 터진 조성원의 결승 3점포로 기아에 95대9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홈 1,2차전을 진 현대는 적지에서 기사회생, 1승2패로 따라붙었다. 4차전도 5일 부산에서 열린다.

결승골을 넣은 조성원은 얼떨결에 나갔다가 ‘한 건’을 한 케이스. 정규리그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잡았던 그는 챔피언결정전 1,2차전에서 부진, 이날 3차전에선 벤치워머. 그가 코트에 나간 것은 4명이 줄줄이 5반칙으로 나간 경기종료 3분전.

몸이 풀리지 않은 그는 정규리그에서 정확도 85%를 자랑하던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쳐 벤치의 애를 태웠으나 결국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 슛은 이날 조성원이 던진 유일한 야투.

조성원과 함께 현대 승리의 주역은 용병 맥도웰. 그는 4쿼터에서 현대가 넣은 25점의 40%인 10점을 쏟아부어 공격력의 공백을 메웠다. 그의 34득점은 양팀을 통틀어 최다득점이며 리바운드는 11개.

기아는 강동희가 3점슛 4개 등 팀내 최다득점인 27점을 기록, 1,2차전의 부진을 털어낸 데 만족해야 했다. 김영만은 24점, 허재는 21점. 리바운드에선 현대가 31대27로 우세.

〈부산〓최화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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