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 이모저모]金대통령, 활발한 「만찬외교」

  • 입력 1998년 4월 3일 20시 01분


영국방문 나흘째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일(이하 한국시간) 개막된 제2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제3차 서울회의의 주최국 지도자로서 아시아와 유럽의 조정자 역할을 모색했다.

○…3일 오후 5시반 런던 웨스터민스터 사원 앞에 있는 엘리자베스2세 회의센터에서 열린 개회식에서는 의장국인 영국과 일본 태국 정상 및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 등 4명이 개회연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1차 정상회의에서는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의 사회로 경제금융분야에 대한 정상들의 토론이 진행됐는데 김대통령은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금융위기 때 도와준 유럽국가들과 일본에 사의를 표명.

김대통령은 이날 영어로 발언했는데 제한된 시간에 가능한한 많은 얘기를 하기 위해 통역을 통하지 않았다는게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의 전언.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블레어총리가 런던 다우닝가 총리관저에서 주최한 비공식 만찬에 참석,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일본총리 등 각국 정상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눠 활발한 만찬외교의 장으로 활용.

김대통령은 바로 옆에 앉은 블레어총리와 주로 해외투자 유치의 중요성에 대해 환담.블레어총리는 “선거구에 한국의 삼성전자가 투자한 공장이 있는데 활발히 가동되고 있다”며 자신이 어렸을 때 경험담을 소개.

그는 “당시 해외투자 유치에 대해 고향주민들이 맹렬히 반대했으나 한 늙은 광원이 일어나 ‘내 아버지가 광원이었고 나도 광원으로 늙었으나 내 자식은 광원을 시킬 수 없다. 해외투자를 받아들여 지역발전을 이루자’고 설득, 외국인투자가 시작됐다”며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

○…김대통령은 시라크대통령과는 실업문제에 대한 통치권자로서의 솔직한 고충을 교환. 시라크대통령이 “프랑스는 실업자 3백만명에게 매달 1천달러의 실업수당을 지급하고 있어 경제회복에 큰 짐이 되고 있다”고 말하자 김대통령은 한국의 심각한 실업문제를 설명하고 “우리는 사회보장제도가 완전하지 못해 걱정”이라고 토로. 시라크대통령은 “사회보장제도가 도리어 경제회복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이번 기회에 김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싶다”고 정상회담을 제의.

〈런던〓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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