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병원에서]면회시간 있으나마나

  • 입력 1998년 4월 3일 20시 01분


회사원 고영우씨(35·서울 등촌동). 지난달 25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 강남 S병원에서 늦둥이 딸을 낳은 여동생을 찾았다가 얼굴도 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입원실로 가는 엘리베이터 앞에 있던 직원이 면회시간이 아니라며 ‘몸으로 막았기’ 때문. 이전 오전1시 만취 상태에서도 교통사고로 서울 모대학병원에 입원한 친구를 ‘문제없이’ 면회했던 경험을 믿었다가 낭패본 것.

1일 오후2시50분경 Y병원 별관 입구. 면회온 50대 후반의 아주머니 다섯명이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린다. 한 아주머니는 음료수 박스를 들고 있지만 입구에 앉아 있는 수위는 이들에게 관심이 없다. ‘면회시간 낮12시∼오후2시, 오후6∼8시. 면회시간외에는 면회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병원장.’ 입구 게시판의 커다란 알림난이 무색했다.

대부분의 종합병원이 스스로 정해놓은 면회시간. 제대로 지키는 곳이 별로 없다.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문병객에게 시달린다. 문병객도 혼란스럽다.

〈이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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