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요리중]해물 누룽지탕

  • 입력 1998년 4월 2일 19시 28분


‘놀이동산, 외식…, 안돼. IMF시대에 돈이 많이 들어.’

㈜대상 마케팅팀 최형식과장(39·서울 대림동)은 일요일 아침 눈을 뜬 뒤 토요일 밤늦은 귀가로 가족에게 잃은 점수를 무엇으로 딸까 잠시 고민했다. ‘그래, 해물 누룽지탕을 만들자.’

“아빠가 해물 누룽지탕을 만들어 줄게.” 짐짓 쾌활한 아빠 목소리에 아들 진욱(11)과 딸 희선(8)은 오랜만에 특식을 먹게 됐다는 생각에 얼굴이 펴졌다.

최과장이 냉장고를 열어보니 돼지고기 표고버섯 피망 대파가 요리를 할 만큼 있었다. 나머지 죽순과 오징어 꽃새우 홍합을 슈퍼에서 사왔다. 1만원 정도.

요리시간. 최과장은 찬밥을 솥에 얇게 편 뒤 10분정도 눌려 누룽지를 만든다. 이어 오징어와 새우의 껍질을 벗긴다. 아내 김숙씨(35)는 프라이팬에 돼지고기와 남편이 손봐둔 해물(오징어 새우 홍합), 갖은 양념을 넣고 볶다가 육수를 붓는다. 육수가 끓을 때 쯤 최과장은 따로 누룽지를 튀겨 낸다.

그릇 속에 담은 튀긴 누룽지 위에 해물탕을 붓자 “쏴아”소리가 난다. 맛있게 먹는 식구들을 보고나서야 최과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윤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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