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上 배심원평결/취재를 하며]평결 호각…성대결 양상

  • 입력 1998년 4월 1일 20시 04분


평결이 성별에 따라 비교적 분명히 갈렸다. 미즈배심원 중 4명은 호칭차별은 ‘남녀차별’이라는 박규진씨의 주장에 동조. “‘선배’ 호칭에 남녀를 차별할 이유가 있느냐. 남자선배를 ‘씨’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나이어린 여자선배도 당연히 ‘선배’가 돼야 한다.”(변경자교사) “처음 ‘후배’가 왔을 때 호칭문제를 분명히 해뒀어야 했다. 이제라도 ‘선배’라고 부르도록 해야 한다.”(이상은씨) “‘선배’라고 부르면 밥 한 끼라도 더 얻어먹을 텐데 왜 인색한지 모르겠다.”(이혜승주부)

미스터배심원의 시니어 옹호 견해.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고 있는 요즘 ‘호칭차별’은 곤란하다. 존칭의 성격이 강한 미국의 ‘미스터’와 한국의 ‘씨’에는 분명한 어감차이가 있다.”(고승덕변호사) “군대에서 나이가 어리더라도 고참은 고참 아니냐.”(이영훈씨)

하지만 남자배심원 중에는 “두달정도 차이라면 굳이 ‘선배’라고 할 필요가 있느냐”는 편이 많았다. 이상훈PD는 “입사순서도 중요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나이다”는 입장. 이선애주부는 “직장을 자주 옮기는 사회가 와도 일일이 기수를 따져가며 살 수 있겠느냐”고 평결이유를 설명.

〈박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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