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꿈동산]전영순/동화통해 꺼져있던 동심 살아나

  • 입력 1997년 7월 5일 0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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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야, 이 책 좀 읽어볼래. 아주 재밌다』 『엄마는 웃긴다. 어른이 무슨 동화를 읽어요』 지금은 고교2학년인 큰애가 초등학교 4학년때 일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사주러 서점에 갔다. 좋은 어린이책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던 때라 출판사 이름을 보고 몇권 사들고 왔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펼치는데 흥미진진한 구성에 흠뻑 빠져 결국 그 책을 다 읽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부터 동화에 취미를 붙였다. 동화를 읽으면 마음이나마 어린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다. 알사탕 한 알을 얻고도 세상이 다 내 것인양 좋아하기도 하고, 별일 아닌걸로 친구와 다투다가 금세 화해하고…. 「나도 그런 때가 있었지. 그래, 단순하고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살아야지」. 혼잣말로 중얼거리다보면 꺼져 있던 동심이 다시 살아난다. 동화를 읽으면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많아진다. 『엄마 사자 눈이 슬퍼보여』 『그렇구나. 용사의 눈이 왜 슬플까』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해 아이들의 관심대상도 시시각각 바뀌는 느낌이다. 아이들 세계를 이해하려고 TV 가요프로를 보면 도대체 정신이 없다. 가사를 알아듣지 못해 자꾸 『저거 무슨 소리니』하고 물어대니 둘째가 『엄마는 저리가』라고 한다. 그러나 동화속에는 아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대화의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엄마가 미리 읽으면 나쁜 책은 아이들에게 권하지 않게 되어 더 좋다. 요즘은 한달에 수십권씩 동화를읽는다.그래도그것이 즐거운 이유는 동화가 갖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가끔씩 「동화읽는어른」이되어 보면 어떨지.자녀와의 말문이 트일것이다. 전영순(어린이도서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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