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JP,「단일화협상 원칙」마련

  • 입력 1997년 7월 4일 20시 01분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다음주 후보단일화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하며 『야권의 단일후보는 金大中(김대중)金鍾泌(김종필)총재중에서 결정한다』고 선언하기로 한 것은 두가지 목적을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는 우선 야권내에서 부상할지도 모르는 「제3후보론」을 싹부터 자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물론 현재 양당은 야권에 두 김총재를 능가할 만한 「제3후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런 선언은 어찌보면 요식행위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양당은 야권 일각에서 두 김총재의 당선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내세워 흠집내기식 「제3후보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야권 일각에서는 다음의 두가지 경우에 또다시 「제3후보론」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 하나는 단일화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다. 내각제 개헌시점이나 단일후보선정 등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DJP단일후보」를 낼 수 없게 되면 「제3후보론」이 다시 등장할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두 김총재 모두 「단독출마」로는 목적달성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우는 신한국당경선이 예측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나 야권의 대선전략도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신한국당 경선에서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가 대통령후보로 당선돼 야권내부에서 「젊은 후보」에 대한 욕구가 급증하거나 여권의 핵분열로 야권의 재편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두 당은 이번 선언을 함으로써 이같은 가상현실들이 원천적으로 차단됐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언은 역설적으로 선언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왜냐하면 어차피 「제3후보론」이 대두되는 상황은 야권으로서는 「비상사태」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양당은 논의의 주도권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양당간의 선언은 휴지조각이 될 것이 뻔하다. 이런 논리에서 이번 선언의 또 다른 목적은 양당이 단일화협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하려는 것이다. 즉, 「배수진(背水陣)」을 쳐놓고 협상에 임한다는 것을 내보이기 위한 강한 제스처라는 설명이다. 양당이 상견례에서 「제3후보론」을 차단하는 것과 함께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는 또 「DJP단일화」에 회의를 갖고 「제3후보론」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는 내부인사들에게 「적극동참」을 촉구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 〈최영묵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