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냐-게오르규 부부,名가수인가 만든 스타인가

  • 입력 1997년 7월 4일 08시 04분


「진정한 명가수인가, 음악상혼이 만들어낸 상품인가」.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부부. 스타로 떠오른지 만 3년이 채 못됐지만 그들의 머리위에 쏟아지는 조명은 누구보다 밝다. 찬사도 야유도 뜨겁기 그지없다. 두사람은 각각 94년 늦가을 무렵 영국 음악가들로부터 집중적인 격찬을 받으며 장래의 성악계 리더로 꼽혔다. 알라냐에게는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를 잇는 「제4의 테너」라는 별명이 붙여졌고 게오르규에 대해서는 그보다 다소 조심스럽게 「제2의 칼라스」라는 별칭도 나왔다. 작년 4월 두사람은 「세기의 결혼」으로 다시 플래시를 받았다. 두사람의 「거장성」이 의심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들이 너무 갑작스럽게 스타의 반열에 올랐기 때문. 성장이 한계에 이른 클래식시장을 띄우기 위해 영국 음악계가 집중적인 「키우기」작업을 했다는 의구심이다. 두사람의 결혼도 「작전」이라는 곁눈질을 당한다. 알라냐를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은 그의 결점을 여러가지로 지적한다. 『콧소리가 강하고 윤기가 없다. 소리를 정확하게 찍어내는데 열중한 나머지 표현이 딱딱해져 버린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무슨 소리. 강렬함에서 한없는 부드러움에 이르기까지 표현이 완벽하고 가사를 처리하는 기술도 뛰어나다』 게오르규 역시 논쟁의 중심에 서있다. 『눈물이 나도록 아름다운 표현이다. 티없이 순수하다』 『천만에. 소리의 표정이 단조롭고 유연성이 떨어진다』 그를 둘러싼 찬반의 변(辯)이다. 양진영은 이달 한바탕의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두사람의 첫 내한공연과 함께 처음으로 두사람이 함께 출연한 오페라 전집음반이 발매되기 때문. 화제의 음반은 푸치니 「불운의 작품」인 「제비(라 론디네)」다. 파파노 지휘 런던 심포니 반주.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처럼 상류층의 향락과 순진한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푸치니 중기의 노작이지만 오페레타 양식을 흉내내 쓴 점이 청중의 이해를 얻지 못해 푸대접을 받아 왔다. 그러나 「도레타의 꿈」 등 주옥같은 아리아와 중창이 전곡을 수놓고 있다. 「세기의 부부」의 활약에 따라 재조명의 기회가 닥친 셈이다. 두사람의 내한공연은 이달 24일 오후7시반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 등 주옥같은 오페라의 아리아와 이중창들이 레퍼토리로 오른다. 우리 청중은 어느쪽의 손을 들어줄까. 02―706―5858 〈유윤종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