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라이브공연 심수봉 『「백만송이 장미」피울래요』

  • 입력 1997년 7월 4일 08시 04분


가수 심수봉(42)의 라이브 무대. 94년 11월 연강홀 콘서트를 가진 뒤 32개월만. 최근 「백만송이 장미」로 히트중이지만 이번 공연은 각별하다. 『가수로서 제대로 피어나는 자리라고 할까요. 그동안 무대다운 무대를 한번도 마련하지 못했거든요』 그냥 나온 말이 아닌 듯. 대통령 시해 현장을 목도한 「그때 그사람」으로 노래와 인생의 벽을 마주해야 했던 그다. 그래도 이제는 『어려웠던 일이 큰 재산이었다』며 활짝 웃는다. 작은 몸 하나 간단히 휩쓸어버린 현대사의 격랑…. 이제는 국화를 피워내려는 소쩍새의 울음으로 웃어넘기고 있다. 이쯤에서 그는 『비련의 가수가 아니라 의지의 가수』라고 되풀이한다. 화제를 콘서트로 옮기자 심수봉은 『열흘 남았는데 연습을 못해 걱정』이라는 말부터 한다. 78년 「그때 그사람」으로 데뷔한 그는 최면에 걸린 듯한 아련한 음색과 가슴앓이의 심정을 알알이 짚는 가사로 각인됐고 비련과 회한, 자조를 연상시키며 사람들의 심경을 울렸다. 또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복제가 불가능한 음색과 선율을 장악하는 호흡이 매력』이라고 말한다. 히트곡은 「그때 그사람」 「사랑밖엔 난 몰라」 「그대는 이방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무궁화」 등. 모두 직접 작사작곡한 것이다. 심수봉은 『직접 겪는 삶을 노래로 만들 뿐』이라면서도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 가운데 신곡 「백만송이 장미」는 『어쩌면 저런 노래를 내가 만들었을까 하고 신기해할 때도 있다』고. 이번 공연은 두번째 가수 인생의 출발점이다. 최근 수봉기획이라는 법인도 설립했고 그 유지비를 위해 지금까지 삼갔던 밤무대도 뛴다. 3년전 인터뷰때 아이들 도시락 준비로 행복하다고 했던 그가 이제는 「일」에 매달리는 눈치. 남편 김호경씨(MBC PD)도 『재능을 맘껏 펼쳐보라』고 권유했다. 이번 공연은 팬이라면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심수봉은 『놀랄 만한 게 있지만 비밀』이라며 밝히기를 꺼렸다. 김광석의 「거리에서」나 10대 그룹의 노래도 하나쯤 부르고 특별 이벤트도 있다는데…. 공연은 16∼20일 평일 오후 7시반, 주말 및 휴일은 오후3시 7시 대학로의 라이브 2관(02―766―5417). 〈허 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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