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시아자동차의 대량감원

  • 입력 1997년 7월 3일 20시 14분


아시아자동차 노사의 대량감원 합의를 보는 마음은 착잡하다. 기아그룹 계열사인 아시아자동차 노사는 2일 생산직을 포함한 임직원 1천4백47명을 감축하는 데 합의했다. 감원규모도 충격적이지만 노동조합이 근로자의 대량 감원을 받아들이기로 결의하게 된 사정이 눈물겹다. 아시아자동차 노사가 합의한 감원규모는 이 회사 전체 인원의 18.6%나 된다. 근로자의 경제 사회적 지위 향상을 목표로 삼는 노동조합이 이같은 대규모의 감원조치를 수용하기까지 노조지도부는 물론 노조원 모두가 뼈를 깎는 아픔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고통 없이는 회사를 살려낼 수 없다는 현실인식이 노조의 협력을 이끌어 냈을 것이다. 결국 기업이란 노사 모두의 생산공동체이자 생존공동체라는 사실을 이번 아시아자동차 노사는 확인시키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자동차는 감축인원을 명예퇴직, 협력회사 등으로의 사외파견, 아시아자동차판매주식회사로의 전직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정리해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떻든 우리 사회가 또 작지 않은 규모의 실업자를 떠안게 되었다. 대량 감원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노사간 충돌 없이 해결한 것이 바람직한 변화이기는 하나 정리 과정에서 실직근로자의 고통을 기업이 최대한 분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아시아자동차는 이제 새로운 각오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아시아자동차는 이번 감원으로 올 한해 임금부분에서 2백50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 돈은 많은 동료근로자의 희생 위에 얻어지는 것이다. 혼신을 다하는 경영합리화, 생산성향상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아울러 모든 기업의 노사가 화합과 협력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