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벗은 이회창고문 『이제 무슨 말을 못하랴』

  • 입력 1997년 7월 3일 20시 14분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경선후보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대표직을 물러난 뒤 3일 처음 대구 방문에 나선 이후보는 대표 시절과는 달리 거침없는 언행을 보였다. 이후보는 이날 지구당방문과 기자간담회에서 『진작 대표직을 버릴 걸 그랬다』며 홀가분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에 대한 중앙선관위의 조사와 관련, 『내 사조직이라면 내가 자금과 조직을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직접적인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새미준에 대해 「나를 좋아해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시민단체」라고 말하는 등 대표 시절 새미준과 연결짓는 것 자체를 극력 피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보는 이어 『대구 경북(TK)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중심을 잡아온 지역』이라고 추켜올리고 朴正熙(박정희)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하는 등 「TK 표심(票心)잡기」에 주력했다. 그는 『박전대통령은 2백∼3백년에 이룰 근대화를 18년만에 이룩한 분이며 전전대통령은 경제안정을 이룩했고 단임 약속을 지켜 민주화의 단초를 마련했다. 또 노전대통령은 6.29선언으로 정치적 전환점을 마련한 뒤 강권통치를 종식시킨 분』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후보는 이 지역의 「반(反) YS 정서」를 의식한 듯 『편향되고 왜곡된 사정으로 국민에게 불안을 주는 국가경영은 곤란하다』고 말했으나 곧바로 『그렇다고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는 朴燦鍾(박찬종)후보를 비롯한 타 후보와의 연대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경선에 나선 동지들과 언제라도 만나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뜻이 맞는 분들과 연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오전 이후보의 대구 도착 때 공항에 5백여명의 지지자들이 나와 「대구 경북 우리가 책임집니다」 「쉿, 사랑해요 이회창」 「이회창후보님 어서 오이소」 등의 대형 플래카드를 들고 10여분간 「이회창」을 연호, 공항이용객들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했다. 〈대구〓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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