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협 활동중단 결정]『목표 달성』치고 빠지기

  • 입력 1997년 7월 2일 20시 25분


신한국당내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2일 특정주자 지지방침을 전격 철회한 직후 李在五(이재오)기획단장은 『오늘 사실상 활동을 중단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李會昌(이회창)전대표측으로부터 뒤집어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발협의 이날 활동중단 결정이 앞으로 야기될 수 있는 불공정성 시비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뜻이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대표를 바꾸는 등 공정경선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상황에서 정발협의 경선 간여가 계속될 경우 「김심(金心)」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당 내분도 극심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특히 정발협이 「반(反) 이회창」 노선을 분명히 하며 지지후보 조기옹립 등 경선구도를 작위적으로 바꾸려 할 경우 이전대표 진영이 가만히 두고 볼 리 만무하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정발협으로 인해 또다시 「역(逆)불공정성 시비」가 제기되고 경선 후유증을 낳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정발협은 이전대표의 사퇴 후 李萬燮(이만섭)대표서리체제로 결판이 나자 발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경선구도의 뇌관이 될 수 있는 「특정후보 지지」 방침을 서둘러 백지화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발협의 이번 결정은 고육책(苦肉策)으로 볼 수 있는 측면도 강하다. 사실 정발협 지도부는 가입 지구당위원장들의 지지성향이 다양해 고민이 컸었다. 당장 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운데도 崔炯佑(최형우)고문계를 중심으로 李壽成(이수성)고문을 조기추대하려는 강경움직임이 감지되자 정발협 지도부는 정발협이 와해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었다. 이러한 안팎의 상황 때문에 徐錫宰(서석재)공동의장 徐淸源(서청원)간사장 등 정발협 지도부는 김대통령이 귀국하기 전부터 「김심」의 부담도 덜어주고 정발협도 연명할 수 있는 「묘책」을 짜내느라 골몰해왔다. 또 金光一(김광일)대통령정치특보 등 청와대측과도 긴밀하게 협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이수성고문 지지파 등 상당수 원내외위원장들이 반발을 하고 나서는 등 아직은 문제가 말끔하게 해소된 것은 아니다. 아무튼 정발협을 경선 변수에서 완전히 제외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각 후보지지파들이 정발협의 울타리를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경선운동을 벌이는 각개 약진의 양상을 보이더라도 여전히 당내 최대의 계파로서의 유대감은 무시하기 어렵다. 또 상황에 따라서는 경선과정에서 크든 작든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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