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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성수대교,2년8개월만의 「컴백」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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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성수대교,2년8개월만의 「컴백」 교훈

입력 1997-07-02 19:50수정 2009-09-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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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하루 11만대의 차량이 오가던 도심의 4차로 다리 한가운데가 싹둑 자르듯 무너졌다. 아침 출근길에 나선 시민 32명이 느닷없이 목숨을 잃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사고여서 성수대교에는 한동안 외국관광객들까지 몰려 들었다. 상판이 내려 앉은 다리는 우리의 「낯 뜨거운 명소」가 됐다. 한강 유람선도 얼굴을 가리며 지나다녔다. ▼붕괴한지 2년8개월만에 그 성수대교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통과하중도 종전의 32.4t에서 43.2t으로 높아졌고 규모 5의 강진(强震)에도 견딜 수 있도록 시공했다 한다. 77년 당시 건설 공사비는 1백15억8천만원이었으나 이번 복구 공사비는 그 7배인 7백80억원이었다.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돈이 「낭비」된 셈이다. 건설회사측의 「부끄럼없는 다리」라는 자랑이 쑥스럽다. ▼온나라의 시선이 쏠렸던 다리인 만큼 이번에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일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긴가민가한 기분이 없지 않다. 성수대교 붕괴 직후에는 전국적으로 교량안전을 점검하는 등 안전문제를 두고 일대 소동이 벌어졌었다. 그 소동은 겨우 몇개월 지나지 않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하루 아침에 가라앉아 버렸다. 그리고 이어 삼풍백화점이 폭삭 무너졌다. 만연된 안전불감증이 좀처럼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치스럽던 다리의 흔적은 이제 말끔히 지워졌다. 그러나 아픈 기억을 안고 그 다리를 건너 다닐 사람들은 한두명이 아닐 것이다. 『예쁘고 늠름한 학이 되어 저 하늘나라 꽃밭에서 꽃향기를 듬뿍 누릴 수 있도록 두손 모아 기도한다』며 8명의 학우를 보냈던 무학여고. 다시 그 다리 위를 지나 교정에 들어서는 지금의 후배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다시는 다음 세대들에게 고개들지 못할 일이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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