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희,「출발 모닝와이드」출연 오지 소수민족 삶 소개

  • 입력 1997년 7월 2일 07시 53분


『속았어. 나 집으로 갈테니 여권 돌려줘요』 『말리지는 않겠지만 여기서 서울이 어딘데…. 차라리 그냥 갑시다』 안나푸르나봉(8,091m)이 올려다 보이는 히말라야의 오지. 영화배우 방은희(29)와 제작진의 승강이가 벌어졌다. 서울을 떠날 때 히말라야에 가면 패러글라이딩이나 행글라이딩 급류타기 등 멋진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제작진의 예고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2일부터 SBS 「출발 모닝와이드」(월∼금 오전6.00)에서 「방은희의 히말라야 트레킹」을 방영하기 위해 활달하고 「모험심 강한」 방은희를 「모셔」왔던 것. 연출자 심상대PD 등 5명의 제작진은 지난달 5일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트레킹 코스로 선택한 무크티나트∼포카라는 인도와 네팔, 중국의 티베트지방을 연결하는 유일한 교역로. 3천m 이상의 고지대로 서울에서 부산까지보다 훨씬 긴 약 7백㎞의 험로가 이어진다. 역시 히말라야 트레킹은 장난이 아니었다. 차량은커녕 나귀도 몸을 움츠린 채 비틀거리는 아찔한 길을 따라 하루 40∼50㎞씩을 계속 걸어야 했다. 값이 콜라의 두배쯤 되는 물도 아껴야 했고 제대로 된 목욕은 꿈도 꾸기 힘들었다. 『여권을 준다고 해도 어떻게 돌아가겠어요. 결국 포기했죠. 예쁜 화면이 나오려면 출연자가 깨끗해야 한다며 얼굴을 씻은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어요』 방은희 트레킹에는 다울라기리(8,176m) 마차푸차레(6,993m) 등 히말라야의 고봉과 함께 이 지역에 사는 소수민족들의 삶이 소개된다. 타카리족은 30세 이후에나 결혼이 가능하고 근친혼이 성행한다. 결혼식에서 한국을 대표해 「아리랑」 「남행열차」를 결혼 축가로 불렀다. 타토파니의 노천온천과 우리의 물레와 비슷한 길쌈도구도 화면에 담았다. 보름에 걸친 히말라야행으로 피부병까지 걸린 방은희는 『히말라야 트레킹을 이겨낸 사람과 결혼하고 신혼여행도 그곳으로 가고 싶다』면서 『인간의 한계와 우리와 다른 문명에 대한 경이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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